로마서 9장 30-3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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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열심이란 이름의 덫
제목: 열심이란 이름의 덫
본문: 로마서 9장 30-33절
본문: 로마서 9장 30-33절
찬송: 438장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찬송: 438장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우리가 하나님을 향해 바치는 가장 뜨거운 종교적 열심과 헌신이, 도리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 가장 치명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을까요? 매일의 삶의 현장에서 피곤에 지친 채 살아가는 우리는 늘 무언가를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한다는 강한 중압감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심지어 교회 안에서조차 내가 얼마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있는지, 내 성과와 노력이 충분한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점검하며 깊은 불안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세상의 성과주의적 태도를 그대로 가지고 거룩하신 하나님 앞으로 나아오곤 합니다. 내가 이만큼 남들보다 열심으로 헌신하고 기도했으니 하나님께서 당연히 나를 사랑하시고 좋은 복을 주셔야 마땅하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 사도는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의 이러한 종교적 열심이 도리어 영혼을 가두는 열심의 덫이 될 수 있다고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오늘 본문 30절은 충격적인 거룩한 반전으로 메시지를 시작합니다.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의를 따르지 아니한 이방인들이 의를 얻었으니 곧 믿음에서 난 의요" 평생 하나님을 알지도 못했고 거룩한 경주장에 서지도 않았던 이방인들이 뜻밖에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라는 값진 상을 품에 안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가 과연 무엇입니까? 그들이 어떠한 선한 자격이나 공로를 쌓았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서 값없이 건네주시는 구원의 손길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참된 구원과 마음의 안식은 우리가 아래에서 위로 치열하게 쌓아 올리는 공적의 바벨탑이 아닙니다. 그것은 위로부터 우리 실존의 삶에 찾아오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가 이만큼 힘껏 달려야만 하나님이 나를 용납하실 것이라는 영적 피로감과 불안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참된 신앙의 출발점은 나의 뜨거운 노력이 아니라, 아무런 자격 없는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으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그저 신뢰하는 빈손의 믿음에 있습니다.
반면에 이어지는 31절과 32절은 그토록 치열하고 열렬하게 하나님의 법을 좇았던 이스라엘의 뼈아픈 실패를 증언합니다. "의의 법을 따라간 이스라엘은 율법에 이르지 못하였으니 어찌 그러하냐 이는 그들이 믿음을 의지하지 않고 행위를 의지함이라" 그들은 온 힘을 다해 전력 질주했지만 끝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왜 치명적인 실패를 겪었습니까? 하나님과의 관계를 순전한 믿음이 아니라, 자기의 행위와 종교적 업적으로 획득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타인보다 더 거룩하게 살았다는 영적 교만, 내 헌신과 봉사의 땀방울로 하나님과 보상을 거래할 수 있다는 착각은 결국 스스로를 높이는 자기 의의 함정이 됩니다. 신앙생활의 연수가 깊어질수록, 우리가 쌓아 올린 직분이나 봉사의 양이 하나님 앞에서의 권리증서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나는 저들과 같지 않다"라는 오만한 바리새인적 우월감을 품는 순간, 우리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만족과 자기 우상화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의로워지려는 인간의 고집스러운 종교적 질주는 결국 어디로 귀결됩니까? 본문 32절 하반절과 33절은 엄위하게 선언합니다. "부딪힐 돌에 부딪혔느니라 기록된 바 보라 내가 시온에 부딪히는 돌과 거치는 바위를 두노니 그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함과 같으니라" 하나님께서 구원의 길로 우리에게 보내주신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교만한 자존심과 공로주의를 산산이 깨뜨리시는 분입니다. 내 힘으로 의로워질 수 있다고 자부하며 내 성취를 자랑하려는 자에게, 십자가의 주님은 종교적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부딪히는 돌이 됩니다. 나의 모든 공로를 완전히 무너뜨려야만 나아갈 수 있기에, 십자가는 끝내 걸려 넘어지는 치명적인 장애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철저한 무력함과 죄를 정직하게 인정하며 엎드리는 자에게, 십자가는 세상의 어떠한 풍파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영원하고 견고한 반석이 되어 줍니다.
우리가 스스로 일구어낸 성취나 소유, 세상에서의 신분이라는 모래성 위에 인생을 건축했던 자들은 고난의 거센 바람이 불어올 때 허망하게 무너지고 맙니다. 그러나 나의 그 어떤 자랑도 내려놓고, 구원의 모퉁잇돌이신 예수 그리스도 위에 삶의 기초를 단단히 두는 자는 결코 최후의 심판대 앞에서 부끄러운 수치를 당하지 않습니다. 오늘 이 거룩한 새벽시간, 우리 마음속의 단단한 종교적 자존심과 자기 의의 우상을 십자가 앞에 완전히 꺾어버립시다. 내가 무언가를 이루어내서가 아니라, 오직 나를 위해 대신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힘입어 하나님 앞으로 담대히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 안에서 승리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