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을 뒤흔든 주의 도

사도행전 강해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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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상을 뒤흔든 주의 도

본문: 사도행전 19장 23-27절

찬송: 546장 주의 약속하신 말씀 위에서

말씀의 문을 열며

요즘 인터넷 뉴스나 대중 매체를 보면 참으로 씁쓸하고 안타까운 풍경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겉으로는 대단히 화려하고 가치 있어 보이는 명품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것을 대하는 우리 사람들의 태도입니다. 그 물건이 진짜인가 가짜인가 하는 본질에는 관심이 없고, 남들에게 보여줄 내 위치나 안정감을 증명해 준다면 가짜라도 상관없다고 여겨버리는 심리입니다. 겉치레와 남들의 시선에 매여 살아가는 현대인의 씁쓸한 단면입니다.
인터넷 공간이나 주변을 돌아보면,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겉모습을 꾸미고 화려하게 포장하지만, 막상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깊은 공허함과 채워지지 않는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참 많습니다. 진짜 안식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눈에 보이는 허상을 좇아가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경 말씀에 나오는 이천 년 전 에베소라는 도시의 풍경도 이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손바닥만 한 은으로 만든 신상을 집안에 정성껏 모셔두고 살아갔습니다. 그 은 신상을 집안에 두면 가정에 복이 오고 자녀가 잘되며 사업이 번창하고 노후가 안전하다고 믿었습니다.
실상은 사람의 손으로 깎아 만든 차가운 쇠붙이에 불과했지만, 자신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물질적 이익을 보장해 준다면 그것이 진실인가 거짓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비슷한 불안을 겪곤 합니다. 자녀의 미래나 건강, 은퇴 후의 삶이나 경제적인 문제 앞에서 눈에 보이는 확실한 안전장치를 찾고 싶어 합니다. 에베소 사람들도 바로 그 마음으로 은 신상을 사 모았습니다.
그런데 거짓 평화와 욕망에 안주하던 그 화려한 도시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사도 바울이 전한 생명의 길, 곧 주님의 말씀이 그 한복판에 선포되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만들어 낸 가짜 안식처에 하나님의 진리가 사정없이 부딪히자 도시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 거룩한 충돌의 현장을 우리에게 똑똑히 보여줍니다.

헛된 우상을 깨뜨리는 말씀

오늘 본문 23절을 보면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그때쯤 되어 이 도로 말미암아 적지 않은 소동이 있었으니"
여기서 말하는 이 도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의 말씀이며 십자가의 길입니다. 이 진리의 말씀이 에베소에 선포되자 그곳에는 적지 않은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소동은 평화가 깨어지는 혼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거짓된 평화 속에 잠들어 있던 영혼들이 진리의 빛 앞에서 깨어나는 거룩한 진동이었습니다.
에베소에서 은으로 신상 모형을 만들어 팔던 데메드리오라는 인물이 동업자들과 직공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소리를 높였습니다.
"여러분도 알거니와 우리의 풍족한 생활이 이 생업에 있는데 이 바울이 에베소뿐 아니라 거의 전 아시아를 통하여 수많은 사람을 권유하여 말하되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라 하니"(행 19:25b-26)
데메드리오와 그 무리가 분노한 진짜 이유는 거창한 종교적 열심이나 신앙이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이 누리던 물질적 풍요와 생업의 이익이 위협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모습을 보며 우리 자신의 내면을 깊이 돌이켜보게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고 자랑하는 손으로 만든 신상을 하나씩 품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그것이 통장의 잔고부동산일 수도 있고, 자녀의 성공이나 세상에서 쌓아 올린 직함일 수도 있으며,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명예나 자존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들이 나의 미래를 지켜줄 것이라 믿으며 마음의 안도를 찾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내면 깊은 곳에 끌어안고 있는 그 모든 가짜 안식처의 허구성을 거침없이 폭로합니다.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결코 신이 될 수 없습니다. 말씀이 내 삶의 은밀한 욕망을 지적하고, 내가 의지하던 세속적인 울타리를 세차게 흔들 때 우리는 거북함과 불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 기득권과 안락함이 위협받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결코 우리의 이기적인 욕심을 어루만져 주거나 세상의 욕망을 부추기는 달콤한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영혼에 붙은 병든 우상을 수술대 위에 올리고 깨끗하게 도려내는 성령의 칼날과도 같습니다. 참된 의사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영혼을 온전하게 고치시기 위해 거룩한 진동을 일으키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말씀으로 인해 내 삶에 일어나는 그 거룩한 흔들림이야말로 헛된 우상의 노예로 죽어가던 우리를 살려내시는 하나님의 가장 크신 은혜이자 사랑의 손길임을 믿고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십자가의 길을 걷는 성도

27절에서 데메드리오는 동업자들을 부추기며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이 영업이 천하여질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큰 여신 아데미의 신전도 무시 당하게 되고 온 아시아와 천하가 위하는 그의 위엄도 떨어질까 하노라"
데메드리오의 말을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그는 자기 주머니에 들어올 돈이 줄어드는 사적 탐욕을 가리기 위해, 도시의 명예와 여신의 위엄이라는 거룩하고 고상한 명분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이 하나님을 거스르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세상은 자기 욕심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고상한 명분과 도덕의 옷을 입히고, 진리를 전하는 성도들을 향해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라고 손가락질합니다. 교회사 속에서도 세상의 풍조와 세속적 가치는 언제나 이처럼 거룩한 탈을 쓰고 복음의 전진을 가로막아 왔습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을 섬기고 교회를 위해 봉사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내 욕심과 야망을 거룩한 종교적 언어로 포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늘 스스로를 경계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직면하는 가정과 일터의 현장에서도 이러한 영적 전쟁은 계속됩니다. 불의한 이익이나 타협을 요구하는 세상의 압박 앞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하나님의 정직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눈치를 보며 요동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을 두려워함으로 세상을 담대히 마주하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반면에 사도 바울을 비롯한 믿음의 사람들은 결코 세상의 협박이나 타협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기를 높이거나 세상의 박수를 받기 위해 길을 걸어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그 길이 세상으로부터 오해를 받고, 거센 소동을 마주하며, 때로는 내가 가진 기득권과 손해를 감수해야 할지라도, 오직 한 영혼을 살려내는 십자가의 길이기에 기쁨으로 그 길을 걸어갔습니다.
참된 성도는 세상 풍조에 밀려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세상이 부추기는 물질만능주의와 성공주의라는 거대한 우상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유일한 소망으로 삼는 사람입니다. 세상의 눈에는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이고 미련해 보일지라도, 진리의 말씀을 붙들고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며 걸어가는 그 삶이야말로 세상을 이기는 진짜 능력이 됩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복음에 사로잡힌 삶

주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우리의 삶을 정직하게 비추어 주십니다. 세상은 지금도 끊임없이 눈에 보이는 화려한 은 신상을 보여주며, 거기에 우리의 인생과 미래를 걸라고 속삭입니다. 돈과 성공, 세상의 안전장치가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며 거룩하게 보이는 그럴싸한 포장지로 우리의 눈을 가리려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그 어떤 가짜 명품도, 우리가 손으로 만들어 낸 그 어떤 우상도 우리의 영혼을 구원할 수 없으며 참된 평안과 안식을 줄 수 없습니다. 오직 주의 도, 곧 나를 위해 자기 몸을 버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우리를 모든 헛된 메임과 불안으로부터 참되게 자유롭게 합니다.
이제 우리는 세상 풍조에 지배당하는 자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지배당하는 성도로 서야 합니다. 말씀이 내 안의 어두운 욕망을 깨뜨릴 때 기꺼이 엎드리고, 세상이 십자가의 길을 막아설 때 담대히 진리를 선택합시다. 말씀을 마치고 기도할 때, "주님, 내 손에 쥐려 했던 가짜 은 신상을 내려놓고 오직 주님의 십자가만을 붙들게 하소서"라고 함께 기도합시다.
이제 내 안의 헛된 우상을 던져버리고 우리 주님이 걸어가신 그 생명의 길을 묵묵히 따라감으로써, 세상을 거스르고 영혼을 살려내는 거룩한 주님의 대언자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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