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1장 25-3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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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닫힌 문을 부수는 영원한 사랑
제목: 닫힌 문을 부수는 영원한 사랑
본문: 로마서 11장 25-32절
본문: 로마서 11장 25-32절
찬송: 528장 예수가 우리를 부르는 소리
찬송: 528장 예수가 우리를 부르는 소리
한겨울 매서운 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땅을 곡괭이로 힘껏 내리치면 쇳소리만 날 뿐, 흙 한 줌 파내기 힘들 만큼 땅은 단단하게 굳어 있다. 도무지 어떤 부드러운 생명도 싹틔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차가운 침묵 앞에서, 우리는 쉽게 절망을 느낀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의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아끼는 이웃 중에 오랜 세월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건 이들이 있다. 수년 동안 눈물로 권하고 애타게 다가가 보았지만, 그들의 반응은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의 벽은 더 높아지고, 신앙에 대한 거부감은 한층 더 깊어진다. 여기에 매일 부딪히는 지친 일상과 풀리지 않는 갈등까지 겹쳐오면, 우리 마음속에는 깊은 무력감이 차오른다. "저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야", "이제 내 손을 완전히 떠났어"라는 체념이 온몸을 짓누른다. 결국 우리는 사랑하기에 시작했던 간절한 기도의 끈을 맥없이 놓아버리고 만다.
그러나 오늘 성경은 사람의 굳어진 마음에 갇혀 있던 우리의 좁은 시선을 활짝 열어젖힌다.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이 돌처럼 굳어져 하나님을 거절한 사건을 두고, 성경은 그것이 영원한 파멸이 아니라 인간의 지혜로는 다 헤아릴 수 없는 놀라운 사랑의 비밀이라고 선언한다. 그들이 거칠게 돌아서서 방황하는 그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은 온 세상을 향한 구원의 품을 더 넓게 펼치고 계셨다. 우리의 눈에는 끝없는 실패와 답답한 지체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는 단 1초의 낭비도 없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랑하는 이가 고집스럽게 진리를 밀어내는 그 순간조차,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에서 그 완고한 자아를 허무시는 은밀한 손길을 멈추지 않으신다. 우리의 계산과 눈앞의 조급함을 내려놓고, 온 세상을 품으시는 하나님의 완전한 시간표를 묵묵히 신뢰해야 한다.
우리가 지쳐 쓰러진 자리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할 수 있는 이유는 상대방의 착한 마음씨나 우리의 유창한 설득력에 달려 있지 않다. 오늘 본문 29절은 우리 심장에 가장 든든한 약속을 분명하게 새겨 넣는다.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 사람은 상황이 힘들어지면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뒤집고, 감정이 상하면 언제든 사랑의 손길을 거두어 버린다. 그러나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은 결코 변덕을 부리거나 자기 뜻을 철회하시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이 한 번 마음에 품으시고 부르신 생명은, 그 어떤 완고한 거부와 거친 반항 앞에서도 결코 버림받지 않는다. 그들의 냉담한 태도보다 그들을 붙들고 계신 하나님의 변함없는 신실하심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견고하고 강하다. 우리의 기도는 상대방의 반응에 기대어 있는 것이 아니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영원한 약속 위에 닻을 내리고 있다.
본문 32절은 더 나아가 우리 가슴을 울리는 거대한 진리를 밝혀 준다.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 하나님이 인간의 고집스러운 불순종을 잠시 내버려 두신 것은, 그들을 정죄하여 영원한 형벌에 던져 넣으려는 목적이 결코 아니다. 인간의 헛된 자존심과 거짓된 의로움을 산산조각 내어, 오직 값없이 베푸시는 한없는 자비와 불쌍히 여김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하시려는 역설적인 사랑의 손길이다. 솔직하게 돌아보면, 오늘 이 자리에서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우리 자신도 원래부터 착하거나 대단한 자격을 갖춘 존재가 아니었다. 우리 역시 똑같이 거칠고 고집스러웠으며, 내 욕심과 고집대로 살아가던 철저한 불순종의 사람이었다. 그런 우리가 지금 살아 숨 쉬며 은혜를 누리는 까닭은, 오직 거저 안겨주신 과분한 자비 덕분이다. 내가 받은 구원이 거저 받은 눈물의 선물이라면, 우리는 아직 믿지 않는 가족과 이웃을 향해 그 어떤 도덕적 우월감이나 영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여 주저앉았던 기도의 무릎을 오늘 새벽 다시 곧게 펴야 한다. 가족의 차가운 눈빛이나 이웃의 완강한 거절에 부딪힐 때마다, 그것을 끝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하심이 시작되는 자리로 바라보아야 한다. 사람의 메마른 힘으로는 그 단단한 심령의 빗장을 열 수 없지만, 바위를 깨뜨리고 마른 땅을 적시는 하나님의 압도적인 사랑은 능히 모든 닫힌 문을 열어젖힌다. 우리가 흘리는 눈물의 기도는 결코 허공으로 흩어지는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다. 가장 어두운 새벽의 끝자락에서 기필코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밀어 올리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눈물로 심은 기도의 씨앗을 결코 땅에 떨어뜨리지 않으신다. 오늘 하루, 가장 굳게 닫혀 있는 그 사람의 이름을 심장 깊이 새기고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간다. 인간의 모든 완고함을 덮고도 남는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긍휼을 신뢰하며, 응답의 날까지 기도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