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는 좋으나, 순종은 별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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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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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봉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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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엘리사가 이스라엘 왕에게 이르되 내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당신의 부친의 선지자들과 당신의 모친의 선지자들에게로 가소서 하니 이스라엘 왕이 그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여호와께서 이 세 왕을 불러 모아 모압의 손에 넘기려 하시나이다 하니라
14 엘리사가 이르되 내가 섬기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 만일 유다의 왕 여호사밧의 얼굴을 봄이 아니면 그 앞에서 당신을 향하지도 아니하고 보지도 아니하였으리이다
15 이제 내게로 거문고 탈 자를 불러오소서 하니라 거문고 타는 자가 거문고를 탈 때에 여호와의 손이 엘리사 위에 있더니
16 그가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이 골짜기에 개천을 많이 파라 하셨나이다
17 여호와께서 이르시기를 너희가 바람도 보지 못하고 비도 보지 못하되 이 골짜기에 물이 가득하여 너희와 너희 가축과 짐승이 마시리라 하셨나이다
18 이것은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작은 일이라 여호와께서 모압 사람도 당신의 손에 넘기시리니
19 당신들이 모든 견고한 성읍과 모든 아름다운 성읍을 치고 모든 좋은 나무를 베고 모든 샘을 메우고 돌로 모든 좋은 밭을 헐리이다 하더니
20 아침이 되어 소제 드릴 때에 물이 에돔 쪽에서부터 흘러와 그 땅에 가득하였더라
21 모압의 모든 사람은 왕들이 올라와서 자기를 치려 한다 함을 듣고 갑옷 입을 만한 자로부터 그 이상이 다 모여 그 경계에 서 있더라
22 아침에 모압 사람이 일찍이 일어나서 해가 물에 비치므로 맞은편 물이 붉어 피와 같음을 보고
23 이르되 이는 피라 틀림없이 저 왕들이 싸워 서로 죽인 것이로다 모압 사람들아 이제 노략하러 가자 하고
24 이스라엘 진에 이르니 이스라엘 사람이 일어나 모압 사람을 쳐서 그들 앞에서 도망하게 하고 그 지경에 들어가며 모압 사람을 치고
25 그 성읍들을 쳐서 헐고 각기 돌을 던져 모든 좋은 밭에 가득하게 하고 모든 샘을 메우고 모든 좋은 나무를 베고 길하레셋의 돌들은 남기고 물매꾼이 두루 다니며 치니라
26 모압 왕이 전세가 극렬하여 당하기 어려움을 보고 칼찬 군사 칠백 명을 거느리고 돌파하여 지나서 에돔 왕에게로 가고자 하되 가지 못하고
27 이에 자기 왕위를 이어 왕이 될 맏아들을 데려와 성 위에서 번제를 드린지라 이스라엘에게 크게 격노함이 임하매 그들이 떠나 각기 고국으로 돌아갔더라
서론: 은혜와 순종 사이, 우리의 솔직한 모습
서론: 은혜와 순종 사이, 우리의 솔직한 모습
성도 여러분,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은혜'라는 단어를 참 사랑합니다.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때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무조건적인 사랑, 내 삶의 텅 빈 곳을 채워주시는 그 기적 같은 도우심을 떠올리면 언제나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은혜를 열망하고 사모합니다.
하지만 '순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 마음은 어떠합니까? 왠지 모르게 멈칫하게 됩니다. 은혜는 받는 것이라 달콤하지만, 순종은 내가 가진 것을 내려놓아야 하고, 때로는 땀과 눈물을 흘리며 치열하게 싸워내야 하는 십자가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인 열왕기하 3장의 말씀은 바로 이 은혜와 순종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은혜'는 그토록 달게 받아 마셨으면서도, 정작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완전한 순종' 앞에서는 적당히 타협하고 돌아서 버린 이스라엘 연합군의 뼈아픈 모습을 통해, 오늘 우리의 신앙을 되돌아보기 원합니다.
1. 인간적인 계산과 세 왕의 연합
1. 인간적인 계산과 세 왕의 연합
이야기의 시작은 이스라엘의 왕 아합이 죽은 직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동안 이스라엘에 막대한 양털을 조공으로 바치던 모압이 반기를 들고 배신을 선언합니다. 화가 난 이스라엘 왕 여호람은 모압을 단단히 징벌하기 위해 유다 왕 여호사밧, 그리고 에돔 왕에게 동맹을 제안합니다. 세 나라가 힘을 합쳤으니 군사력은 어마어마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인간적인 계산으로 '이 전쟁은 무조건 이긴다'고 확신하며 위풍당당하게 출정했습니다.
2. 사막에서 맞닥뜨린 치명적인 위기, 갈증
2. 사막에서 맞닥뜨린 치명적인 위기, 갈증
그러나 세상을 다 가질 것 같았던 이들의 위세는 불과 7일 만에 꺾이고 맙니다. 광야 길을 행군하던 중, 마실 물이 완전히 떨어져 버린 것입니다. 눈앞에 적을 두고 칼 한 번 휘둘러 보지 못한 채, 수많은 군사와 가축들이 사막 한가운데서 타는 목마름으로 서서히 죽어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철저하게 준비했던 인간의 계획과 거대한 동맹이, 자연의 결핍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하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3. 패역한 무리의 염치없는 간구
3. 패역한 무리의 염치없는 간구
자,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스라엘 왕 여호람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그는 "여호와께서 우리 세 왕을 모압의 손에 넘기려 하신다!"라며 모든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며 원망합니다. 평소에는 하나님을 찾지도 않고 우상을 숭배하며 제멋대로 살던 패역한 왕이, 자기 계획이 실패하고 죽음의 위협이 다가오자 그제야 엘리사 선지자를 찾아가 살려달라고 매달립니다. 참으로 염치없고 이기적인 모습 아닙니까?
4. 여호사밧으로 인해 부어진 일방적이고 압도적인 은혜
4. 여호사밧으로 인해 부어진 일방적이고 압도적인 은혜
엘리사는 그런 이스라엘 왕을 향해 "당신 부모의 우상 선지자들에게나 가보라"며 차갑게 책망합니다. 하지만 엘리사는 함께 엎드려 있던 유다 왕 여호사밧을 봅니다. 오직 하나님을 경외했던 그 한 사람의 체면을 보아, 하나님은 기적을 베풀어 주기로 하십니다.
다음 날 아침,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하늘에는 비구름 하나 없고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는데, 메말랐던 골짜기에 에돔 쪽에서부터 붉은 물이 콸콸 흘러넘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자격 없는 패역한 무리에게, 군사와 모든 가축이 넉넉히 마시고 남을 만큼 압도적이고 풍성한 생명수가 부어졌습니다. 그들은 이 기적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며 얼마나 그 은혜의 달콤함에 환호했겠습니까?
5. 물을 넘어 완전한 승리를 향한 약속
5. 물을 넘어 완전한 승리를 향한 약속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는 단순히 목마름을 해결해 주시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엘리사를 통해 "골짜기에 물을 채우는 것은 여호와 보시기에 작은 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더 나아가, 모압 사람들을 완전히 그들의 손에 넘기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모든 견고하고 아름다운 성읍을 치고, 좋은 나무를 베며, 샘을 메우고, 좋은 밭을 돌로 헐어버리라"는 분명한 사명, 즉 '완전한 승리와 순종의 길'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6. 착각으로 궤멸하는 모압, 성취되는 하나님의 말씀
6. 착각으로 궤멸하는 모압, 성취되는 하나님의 말씀
전쟁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아주 쉽게 흘러갔습니다. 아침 햇살이 골짜기에 가득 찬 물에 붉게 비치자, 멀리서 이를 본 모압 군대는 연합군끼리 내분이 일어나 서로 죽이고 흘린 '피'라고 착각합니다. "저들이 다 죽었으니 우리는 노략질이나 하자!"며 방심하고 달려오던 모압 진영을 연합군이 기습합니다. 놀란 모압 군대는 추수풍 낙엽처럼 쓰러졌고, 연합군은 약속하신 말씀 그대로 거침없이 성읍을 헐고 진격하며 엄청난 승리를 거두어 나갑니다.
7. 궁지에 몰린 모압의 끔찍한 사생결단
7. 궁지에 몰린 모압의 끔찍한 사생결단
이제 전세는 완전히 기울어, 모압 왕은 길하레셋이라는 마지막 성에 갇히게 됩니다. 700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포위망을 뚫으려 했지만 그마저도 처참히 실패합니다. 성문이 뚫리고 멸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바로 이때, 모압 왕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릅니다. 성벽 위로 자기의 왕위를 이을 가장 소중한 맏아들을 끌고 올라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신들의 신 '그모스'에게 산 채로 불태워 바치는 인신 제사를 감행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종교 의식이 아닙니다. 내 모든 것을 불태워서라도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악에 받친 사생결단이자 끔찍한 광기였습니다.
8. 압도당한 연합군, 완전한 진멸을 포기하고 타협하다
8. 압도당한 연합군, 완전한 진멸을 포기하고 타협하다
성도 여러분, 그렇다면 이 끔찍한 광경을 지켜본 이스라엘 연합군은 어떻게 반응해야 맞겠습니까?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우상숭배의 극치를 보여주는 그 악한 세력을 향해 거룩한 분노를 품고 성문을 박살 내어 완전히 진멸해야 마땅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충격적인 결말을 기록합니다. 연합군은 그 사생결단하는 세상의 광기에 오히려 압도당하고 맙니다. "저들은 다음 왕이 될 아들까지 불태우며 죽기 살기로 덤비는데, 우리가 꼭 피를 흘려가며 저 독기 품은 자들과 끝장을 봐야 하나? 이미 물도 실컷 마셨고, 밭도 다 망가뜨렸으니… 이만하면 된 거 아니야?"
결국 그들은 완전한 순종을 향한 발걸음을 멈춥니다. 멸망시켜야 할 죄악의 싹을 그대로 남겨둔 채, 포위망을 풀고 고국으로 도망치듯 돌아서 버립니다. 그들은 은혜는 누렸지만, 순종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9. 은혜와 순종의 타협 지점 앞에 선 우리의 모습
9. 은혜와 순종의 타협 지점 앞에 선 우리의 모습
이들의 찝찝하고 쓸쓸한 뒷모습을 보며, 우리는 누구를 발견합니까?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얄팍한 신앙의 현주소입니다.
우리는 인생의 메마른 사막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물을 마실 때는 기뻐서 춤을 춥니다. 그러나 막상 내 안의 끈질긴 죄악을 끊어내고 세상 속에서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순종'의 자리에 서면, 너무나 쉽게 타협해 버립니다.
세상은, 그리고 악한 영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모압 왕처럼 사생결단하며 맹렬하게 우리의 신앙을 흔들고 저항합니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조금만 현실의 저항이 거세져도, 조금만 내가 손해 볼 것 같으면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 저 목마른 거 해결해 주신 은혜면 충분합니다. 이 험한 세상에서 꼭 이렇게까지 유별나게 순종하며 피곤하게 살아야 합니까? 이 정도 예배드리고 봉사했으면, 이만하면 된 것 아닙니까?" 스스로 적당한 선을 긋고, 거룩한 영적 전투를 포기한 채 포위망을 풀어버리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결론: 은혜를 넘어 완전한 순종의 자리로
결론: 은혜를 넘어 완전한 순종의 자리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은혜는 마시면서 순종은 거부하는 신앙, 세상의 거센 저항 앞에서 '이만하면 됐다'며 칼을 거두는 신앙이 바로 이스라엘의 뼈아픈 실패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놀랍고 달콤한 은혜는, 그저 잠시 내 목이나 축이고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세상이 아무리 사생결단으로 덤벼들고 우리의 마음을 무너뜨리려 할지라도, 끝까지 등을 보이지 말고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라는 거룩한 부르심입니다.
오늘 우리 삶에 헐어버려야 할 모압의 성벽은 무엇입니까? 적당히 남겨두고 타협해버린 죄악의 잔재는 무엇입니까? 주신 은혜에 합당하게, 칼을 거두지 말고 완전한 순종의 자리까지 담대히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