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4장 4-13a절
Notes
Transcript
제목: 하나님의 심판대
제목: 하나님의 심판대
본문: 로마서 14장 4-13절
본문: 로마서 14장 4-13절
찬송: 463장 신자 되기 원합니다
찬송: 463장 신자 되기 원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기준을 단단하게 만든다. 내 생각, 내 경험, 내가 살아온 방식이 어느새 단단한 잣대가 된다. 즐거운 명절에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여도 밥 먹는 방식과 대화하는 주제가 달라서 마음이 상하는 일이 참 흔하다. 우리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일에 함께 예배드리는 태도나 교회에서 봉사하는 다양한 방식을 두고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속으로 가차 없이 판단하고 선을 긋는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형제를 향해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스스로 재판관의 자리에 앉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우리가 앉아 있는 그 자리가 얼마나 위험한 자리인지 분명하게 경고한다. 우리가 평소에 무심코 던지는 짧은 말 한마디와 날 선 눈빛 하나가 누군가의 영혼을 깊이 병들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남의 하인을 비판하는 너는 누구냐 그가 서 있는 것이나 넘어지는 것이 자기 주인에게 있으매 그가 세움을 받으리니 이는 그를 세우시는 권능이 주께 있음이라” (롬 14:4) 하고 선언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주인을 함께 모시는 평범하고 연약한 종이다. 내 마음에 전혀 들지 않는 그 사람도 주님께서 친히 당신의 목숨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살려낸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남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을 향해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몹쓸 행동이다. 하물며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친히 책임지시는 사람을 향해 우리가 함부로 틀렸다고 말할 권리는 전혀 없다. 우리는 남을 평가하는 심판관이 아니라, 그저 서로 불쌍히 여기고 따뜻하게 품어주어야 할 같은 처지의 일꾼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의 시선은 얄팍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절대적인 주님을 향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롬 14:8) 하는 말씀은 우리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려준다. 십자가에서 붉은 피 흘리신 예수님만이 우리의 참으로 유일하고 진정으로 영원한 주인이시다. 생사화복을 다스리시는 그분의 압도적인 은혜 앞에 서면, 내가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던 교만한 목소리는 흔적 없이 사라진다. 오랫동안 쌓아온 신앙생활의 연륜이나 내가 꿋꿋하게 지켜온 훌륭한 전통도 결국 나를 드러내고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우리의 모든 행동의 중심에는 이기적인 나 자신이 아니라 오직 주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순수한 마음만 가득 남아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함부로 남을 판단해서는 안 되는 가장 결정적이고 두려운 이유가 있다.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비판하느냐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냐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리라” (롬 14:10) 하는 준엄한 말씀처럼, 우리는 언젠가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그 무서운 자리 앞에 홀로 서게 된다. 그날에는 남의 잘못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모든 행동을 하나님께 남김없이 낱낱이 털어놓아야 한다. 내가 남을 사정없이 찌르던 그 날카로운 기준이 고스란히 나를 향해 돌아오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형제를 향해 삿대질하며 비판하는 일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나아가 내 자유롭고 정당한 행동조차 행여나 믿음이 연약한 다른 사람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철저히 조심해야 한다. “그런즉 우리가 다시는 서로 비판하지 말고 도리어 부딪칠 것이나 거칠 것을 형제 앞에 두지 아니하도록 주의하라” (롬 14:13) 하는 말씀이 오늘 우리의 굳은 결단이 되어야 한다. 내가 무조건 옳다는 것을 끝까지 증명하는 일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내 정당한 권리마저 기꺼이 양보하고 절제하여 흔들리는 형제의 마음을 든든하게 세워주는 참된 사랑이다.
지금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남을 함부로 평가하고 정죄하기 위해 높이 세워둔 재판석이 있다면 오늘 당장 부수어 버려야 한다. 우리는 감히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절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깊이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참으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바라보아야 할 곳은 오직 하나님의 심판대 하나뿐이다. 나와 생각이 다르고 살아온 삶의 방식이 다른 지체를 만날 때마다, 저 사람 역시 주님께서 십자가의 피로 끝까지 사랑하시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서로 다투는 무익한 논쟁을 내려놓고, 우리의 허물을 덮어주신 풍성한 은혜만 간절히 붙들어야 한다.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차가운 비판 대신 참으로 따뜻하고 넉넉한 용납의 손길을 먼저 내미는 거룩한 삶이 되기를 소망하며 오늘 하루도 믿음 안에서 힘차게 전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