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5장 24-2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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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혜의 빚, 삶의 예배로 갚다
제목: 은혜의 빚, 삶의 예배로 갚다
본문: 로마서 15장 24-29절
본문: 로마서 15장 24-29절
찬송: 311장 내 너를 위하여
찬송: 311장 내 너를 위하여
과거 살림살이가 팍팍하던 시절 명절이 되면 동네 풍경은 따뜻하고 정겨웠다. 아무리 가난하고 부족해도 고기 한 점이나 부침개 한 접시를 이웃집 담장 너머로 나누곤 했다. 바쁜 농번기에 품앗이로 도움을 받았거나 슬픈 애경사 때 작은 위로라도 받았던 집에는 반드시 그 은혜를 잊지 않고 갚으려 했던 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정서였다. 내가 그 이웃에게 크게 빚진 것이 있으니 내 것을 나누어 갚는 것을 당연하고 기쁜 도리로 여겼다. 우리는 십자가의 피 흘리심으로 영원한 생명을 값없이 얻은 복된 사람들이다. 우리는 하나님께 받은 그 크고 놀라운 영적인 빚과 생명을 살려주신 구원의 은혜를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이웃에게 갚으며 살아가야 마땅하다.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이방인 성도들이 예루살렘의 가난한 성도들을 위해 정성껏 모은 구제금을 직접 전달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저희는 기뻐서 하였거니와 또한 저희는 그들에게 빚진 자니" (롬 15:27). 이방인들은 유대인들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복음이라는 엄청난 축복을 거저 받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영원히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입은 빚진 자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깨달았다. 참된 은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누군가의 억지나 율법적인 의무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원하는 기쁨으로 자신의 지갑을 연다. 우리가 현재 누리는 신앙의 평안과 기쁨은 누군가의 눈물 섞인 헌신과 희생이 바탕에 깔려 있기에 가능했다. 내 지갑을 열고 내 시간을 이웃에게 쓰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는 좁은 마음을 우리는 이제 버려야 한다. 생명을 주신 크신 은혜에 크게 빚진 자임을 늘 기억할 때 우리의 물질적 나눔은 억지가 아닌 참된 기쁨의 빚 갚음이 된다.
우리의 거룩한 빚 갚음은 구체적인 삶의 헌신과 행동으로 반드시 나타나야 한다. "만일 이방인들이 그들의 영적인 것을 나눠 가졌으면 육적인 것으로 그들을 섬기는 것이 마땅하니라" (롬 15:27). 바울은 돈을 모아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이 행동을 단지 세상적인 불우이웃 돕기라고 부르지 않는다. 바울이 여기서 섬긴다고 표현한 단어는 제사장이 성전에서 거룩하게 제사를 드린다는 깊은 뜻을 품고 있다. 하늘의 신령한 은혜를 경험한 우리가 이웃의 육신적 고난과 물질적 빈곤을 외면하지 않고 돕는 것은 하나님이 가장 기뻐 받으시는 거룩한 삶의 예배와 같다. 신앙은 결코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마음속에만 가만히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다가오는 이번 명절에 이웃이나 마을 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정성껏 나누며 따뜻하게 안부를 묻는 실천적인 행동이 바로 오늘 말씀에 대한 가장 훌륭한 응답이다. 또한 다가오는 주일에 교회 식당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땀 흘려 밥을 짓고 주차장에서 묵묵히 안내하며 각자의 직분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는 우리의 모든 육적인 수고가 하나님 앞에서는 흠 없는 가장 거룩한 예배가 된다.
우리가 나누는 작은 빵 한 조각과 따뜻한 땀방울의 섬김은 삭막한 세상을 향한 강력한 사랑의 증거가 된다. "내가 이 일을 마치고 이 열매를 그들에게 확증한 후에 너희에게 들렀다가 서바나로 가리라" (롬 15:28). 이방인들이 보낸 구제 헌금은 혈통과 문화로 단절되어 있던 유대인과 이방인이 예수님 안에서 마침내 완전한 한 가족이 되었다는 사실을 세상에 보여주는 확실한 도장이었다. 분열되고 이기적인 잣대로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은 우리 교회가 정말 하나님의 참된 사랑 안에 머물고 있는지 우리의 손과 발의 행동을 통해 매일 확인한다. 우리가 가난한 이웃의 아픔을 따뜻하게 돌아보고 교회 안에서 서로 양보하며 묵묵히 직분을 감당할 때 상처받은 세상은 우리를 통해 참된 평화와 화해를 발견한다. 우리의 조용한 봉사와 이름 없는 헌신은 세상을 향해 눌러 찍는 십자가 사랑의 확실한 도장이다.
우리의 굳건한 믿음은 입술의 화려한 고백에서 절대 멈추지 않고 손과 발의 끈적한 땀방울로 온전히 완성되어야 한다. 하늘의 영적인 빚을 땅의 육신적인 구제와 헌신으로 갚아나가는 것은 우리를 교회로 부르신 하나님의 분명한 뜻이다. 이번 주간에 만나는 이웃들에게 작은 나눔을 주저하지 않고 직접 실천하기를 굳게 다짐한다. 나에게 맡겨진 교회의 직분과 이름 없는 봉사의 자리를 하나님이 주신 거룩한 예배로 귀하게 여기며 기쁨으로 끝까지 감당해야 한다. 영적인 놀라운 축복에 빚진 자로 겸손히 살아가는 우리의 아름다운 헌신 위에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 (롬 15:29)이 우리의 가정과 우리 교회 위에 차고 넘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