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5장 30-3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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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짐을 나누는 기도

본문: 로마서 15장 30-33절

찬송: 412장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오늘 우리는 위대한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 성도들에게 보낸 긴급한 기도 요청을 마주한다. 바울은 화려한 무대 위의 영웅이 아니라, 당장 내일의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영적 전쟁터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래서 그는 로마 교회 성도들에게 자신을 위해 함께 힘을 다하여 싸워 달라고 간절하게 요청한다 (롬 15:30). 기도는 단순히 눈을 감고 내 마음의 평안을 구하는 개인적인 명상이 아니다. 기도는 가장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능력을 끌어당겨 능동적으로 싸우는 맹렬한 영적 화력 지원이다. 최전방에 선 보병이 살아남고 고지를 점령하려면, 후방에서 정확한 좌표로 쏟아붓는 강력한 지원 사격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전선의 보병과 후방의 포병은 생사를 같이하는 하나의 목적으로 굳게 묶인 진정한 전우들이다. 바울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성도들이 바로 그런 믿음의 전우가 되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우리 교회도 바로 이 고요한 새벽마다 보이지 않는 영적 최전방을 향해 강력한 기도의 포탄을 쏘아 올린다. 우리의 눈물 어린 기도는 낯선 타국에서 외롭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님들의 방패가 되어 그들을 철저히 보호한다. 매 주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강단에서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대언하는 담임목사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배를 섬기는 수많은 사람들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가 합심하는 기도이다. 이러한 기도를 통해 우리는 뒷짐 지고 남의 일을 구경하는 방관자가 결코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역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영광스러운 동역자로 당당하게 서게 된다.
바울은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기도 제목을 내놓는다. 자신을 극심하게 해치려는 자들로부터 안전하게 건짐을 받고, 자신이 예루살렘 교회에 전달하려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헌금을 성도들이 기쁘게 받아 주기를 눈물로 간구한다 (롬 15:31). 바울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가져간 귀한 헌금은 단순히 돈을 건네는 물질적 적선이 전혀 아니었다. 그것은 수백 년 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서로를 벌레처럼 미워하고 무자비하게 차별했던 이방인과 유대인 사이의 높고 두꺼운 원수의 벽을 완전히 허무는 거대한 화해의 손길이었다. 우리의 진실한 기도는 이처럼 세상의 논리로 단단하게 굳어진 견고한 장벽을 산산조각 내어 무너뜨리고 온 교회를 사랑으로 하나 되게 묶어주는 생명의 끈이다. 우리가 작고 외로운 미자립 교회와 척박한 선교지를 물질로 돕고 마음 다해 기도할 때, 우리는 서로가 무관한 남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피를 나눈 진짜 한 가족임을 세상 앞에 확실하게 증명하게 된다. 진짜 기도는 내 안의 추악한 이기심을 철저히 부수고, 세대 차이와 생각의 다름으로 인해 생겨난 우리 안의 모든 오해를 따뜻하게 녹이며, 십자가 안에서 참된 연대를 아름답게 만들어낸다.
이 모든 피 흘리는 기도의 싸움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내 얄팍한 욕심을 채우는 일시적인 성취가 아니다. 바울은 자신의 모든 치열한 싸움과 간절한 계획의 결과를 오직 절대적인 하나님의 뜻 아래 온전히 그리고 겸손하게 내려놓는다 (롬 15:32). 우리는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부르짖으며 기도하지만, 응답의 정확한 시간과 구체적인 방법은 전적으로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는 창조주 하나님께 완전히 맡긴다. 우리의 치열한 기도의 결과로 우리가 결국 얻게 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물은, 그저 내 계획대로 일이 술술 풀리는 얄팍한 안도감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상황을 뛰어넘어 역사하시는 평강의 하나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다정하게 함께하시는 놀라운 기적이다 (롬 15:33).
우리 삶에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여전히 낫지 않는 질병의 육체적 고통과 숨 막히는 경제적 어려움, 품을 떠난 자녀를 향한 애타는 부모의 눈물이 가득하다. 현역에서 물러난 은퇴 후의 삶은 때로 한없이 막막하고, 우리의 몸은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짐을 뼈저리게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이 짓누르는 모든 삶의 무거운 무게를 조용한 기도의 자리로 고스란히 가져와 폭발적이고 거룩한 영적 전투로 기꺼이 승화시킨다. 우리의 땀 흘리는 기도가 병든 교회를 힘차게 살리고, 무너진 선교지를 든든하게 다시 세우며, 우리의 주일 예배를 끝까지 거룩하게 지켜낸다. 절대적인 하나님의 주권에 내 인생의 모든 결과를 항복하며 맡길 때, 세상이 감히 빼앗을 수 없는 참된 평화가 우리의 험난한 인생길과 이 사랑하는 교회를 가장 단단하고 포근하게 덮어준다. 우리는 오늘도 이 강력한 연합된 기도의 무기를 굳게 들고 은혜의 보좌를 향해 당당히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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