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감사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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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기준이 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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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주일예배는 우리 교회 설립 16주년을 기념하여 드립니다. 긴 역사가 있는 만큼이나 아픔의 역사도 많았습니다. 교회에 부임해서 보니 교회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컸었습니다. 그러한 아쉬움을 가슴에 안고 새롭게 출발하면서 하나둘 성도들이 모여졌고, 지금은 막둥이 희재를 포함해서 40명의 성도가 되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셨습니까?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해보니 여러분이 바라는 교회는 어떤 교회의 모습입니까? 우리 교회를 위한 기도제목은 무엇이었습니까?
교회 설립일을 생각하면서 어떤 말씀을 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쉽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어떤 교회를 만들고 싶지?”, “우리 교회는 어떤 교회면 좋을까?” 그러던 중에 내가 좋아하고, 내가 만족할 만한 교회를 꿈꾸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선배 목사님 중에 이런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내게 어울리는 교회가 아닌 주님의 교회에 어울리는 내가 돼야 한다.” 나를 위해 교회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좋아하시고, 기뻐하시고, 만족하실 교회! 그 교회를 우리가 꿈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매년 설립기념일에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 우리 교회가 더욱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는 은혜를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2. 수 많은 교회가 이 땅에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긴 역사 속에서 사라져버린 교회들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큰 교회가 우리나라에 있지만 최근 들어 교회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세상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교회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목사입니까? 성도입니까?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죽이시면서 사신 백성들의 모임이 바로 교회입니다. 건물이 교회가 아닙니다. 주의 부르심을 입은 성도들의 모임, 그 모임이 교회이고, 그 교회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하지만 교회들과 목회자들 그리고 성도 중에 리더라고 하는 사람들이 교회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좌지우지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실명을 거론하는 것이 죄송스럽지만 서울의 명성교회 같은 경우에도 교단 차원에서 세습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지만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교회들을 대표한 총대원들이 결정한 사항에 대해서 돈을 이용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정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기 그지없습니다.
어느샌가 교회는 돈과 권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어떤 목사는 좌파우파를 따지며 정치 목사가 되어 세상의 권력 앞에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성도를 동원해서 지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고 있는 데 있습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문제, 무엇이 성경적인가에 대한 문제 앞에서 전혀 고민하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정치적인 색깔과 비슷하다면 따라가고 지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쉬운 대목입니다.
교회는 목사에 의해서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성도들에 의해서 움직여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십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살던 방식대로 교회에서도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내 생각에는 이것이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성장하는 교회는 이런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던데 우리도 이거 한 번 해봅시다.”
교회들은 교회에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다면 어떤 방법도 동원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교회가 무슨 프로그램을 진행하니까 사람들이 모이더라. 그래 우리도 해보자!” 그러면서 사람들이 몰려가 그 프로그램을 배우려고 난리입니다.
가르치는 내용은 성경인데, 성경의 가르침과 가치관은 온데간데없는 인간에게 즐거움과 기쁨만을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부흥이 그러한 프로그램 때문에 이루어진다면 결국 교회의 부흥은 프로그램에 의한 부흥이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말씀은 무엇입니까? 그 프로그램을 빛나게 하는 들러리입니까?
어떤 때는 사회적인 지위와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한마디 하면, 그 말이 법이 되어 따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과연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뻐하실까요?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는 가야 할 방향이 있고, 가는 방식은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길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무시하고 제 밥그릇을 챙기고,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목사는 성도들을 이용하고, 성도들은 목사를 이용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교회가 아니라 기업입니다. 이익집단이 되어 언제든지 깨질 수 있고, 상처와 아픔을 남길 수 있습니다.
3. 우리는 교회가 구원의 방주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 방주를 히브리어로 ‘테바’라고 합니다. 테바는 노아의 방주에만 쓰인 것은 아닙니다.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이 갓난아기 모세를 갈대 상자에 담아 나일강에 띄워 보냈잖아요? 그 작은 갈대 상자도 테바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테바는 크기와 상관없는 나무상자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테바는 특징은 무동력이라는데 있습니다. 자체 동력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진행 방향도, 진행 속도도, 정지하는 장소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장치도 없습니다. 흘러가는 물에 자신을 맡겨둘 뿐입니다.
교회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테바와 같습니다.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키도 없습니다. 브레이크도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움직이시고, 방향을 설정하시고, 멈추게도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긴 인간의 역사 속에서 그렇게 일하셨습니다. 사람들이 그 앞에 있긴 하지만 하나님께서 보이지 않는 당신의 손길로 인간의 역사를 그렇게 통치하시고 다스리셨습니다. 교회 역시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지금도 교회를 이끌어가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교회를 이끌어가시는데 사용하시는 도구가 바로 말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 이끌고 가는 공동체입니다. 담임목사의 철학이나 프로그램이나 돈 또는 권력과 명예가 있는 몇 사람들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 움직여 져야 합니다.
교회는 자신의 힘으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방향을 설정할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일찍이 교회 공동체를 만드셨을 때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게 설정해 놓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힘으로 가보려고 하고, 방향을 설정해보려고 하는 순간 교회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공동체가 아니라 더럽고 추한 냄새나는 인간들의 사사로운 모임이 되고 맙니다.
교회의 부흥이라는 명목하에 우리가 동원하려고 하는 수단과 방법이 과연 성경적인지를 늘 살피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뜻에 의한 진정한 부흥이 아닌 사람의 손과 아이디어로 인한 부흥을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4. 교회에는 세 가지의 표지가 있습니다. 교회의 표지란 그것들이 있으면 교회이고, 그것이 없으면 교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답고, 교회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바른 말씀의 선포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례전이 신실하게 시행되어야 하고, 교회의 거룩성을 유지하기 위해 권징이 바르게 시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들이 없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교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바른 말씀이 늘 선포되고 증거되어야 합니다. 강단은 자기 소견을 말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말씀을 전하는 강단은 오직 성경에 합당한 대로 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진리의 말씀인 성경은 우리 성도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16절은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인간들을 통해 당신의 말씀을 기록하게 하시고, 교회 안에서 이 말씀이 계승되고 지켜지도록 하셨습니다. 소요리문답 2문은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슨 규칙을 주셔서 어떻게 자기를 영화롭게 하고 즐거워할 것을 지시하셨습니까?”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즐거워할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지도하기 위한 유일한 규범은 신구약 성경, 곧 하나님의 말씀입니다.”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늘 변합니다. 법이 있지만, 그 법조차도 시대에 따라서 그 법을 해석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성도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변할 수 없습니다. 이사야 40장 8절에 “8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의 가치와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는 변할 수 없습니다. 소요리문답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은 성도들에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즐거워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유일한 규범입니다. 이어서 나오는 3문에서는 “성경이 제일 중요하게 가르치는 것은 무엇입니까?”인데, 이에 대해 “성경이 제일 중요하게 가르치는 것은 인간이 하나님에 관해 믿어야 할 바와 하나님이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의무입니다.”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에 관해 믿어야 할 바가 무엇인지와 우리의 믿음의 대상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배우게 됩니다.
5. 저는 우리 교회가 사람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교회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그것은 저의 바람이면서 가장 성경적인 것입니다. 하나님에 의해서 움직여진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배우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저와 같이하시면서 제가 하나님의 말씀을 얼마나 많이 강조하고 있는지를 귀가 따갑도록 느끼셨을 것입니다.
제게 주어진 담임목사라는 자리는 교회를 제 마음대로 운영하라는 자리가 아닙니다. 담임목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역은 하나님의 말씀을 성도들에게 바르게 가르치고 전하는 것입니다. 성도들로 하여금 믿어야 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분명하게 가르쳐주어야 하고, 믿는 성도들로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담당하고 있는 사역은 매우 귀중하고 가치있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은 저를 위해 늘 기도해주셔야 합니다. “우리 목사님 잘 먹고 잘 살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는 필요 없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자로 부르심을 입은 만큼 제가 먹고사는 것은 다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먹을 것을 주시면 먹는 것이고, 때로 굶게 하시면 굶으면 됩니다. 그것을 위해 기도하지 마시고 제가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이 말씀으로 교회를 섬겨야 하는 일을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이석병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분명하게 타협하지 않고 전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옵소서!”라고 기도해주셔야 합니다. 또한, 제가 말씀을 연구하고 준비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6. 더 나아가 여러분이 하나님의 말씀에 능한 자들이 되셔야 합니다. 다윗이 골리앗 앞에 섰을 때 그가 가지고 나갔던 무기는 평상시에 사용했던 물맷돌이었습니다. 칼과 창에 비하면 별 볼 일 없는 물맷돌이었지만 다윗은 늘 물맷돌을 이용해서 사나운 이리로부터 양들을 보호했습니다.
성도가 가지고 있어야 할 무기는 무엇입니까? 성도에게 있어서 익숙한 무기는 무엇이어야 하겠습니까? 바로 말씀입니다. 군사가 자기에게 주어진 무기를 익숙하게 다룰 수 없다면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분별해 나가는 일에 힘쓰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고 깨닫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도들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모든 모임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고, 우리 성도들은 그 자리를 사모하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의 여러 공간에 말씀을 나누고 배우는 소그룹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교회가 사람에 의해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바른 이해와 적용을 할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오직 진리의 말씀 안에서 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확인하고, 해야 할 사역들을 논의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Thomas Boston은 "만일 투표로 결정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하나님을 이 땅에서 내쫓아 하늘에 가두기로 결의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박동근 목사님은 이에 대해서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회의들은 말씀과 교리와 성경적 질서에 부합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표결들은 다수결의 원칙 이전에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드러내는 수단이요 덕스러운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표결을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뜻을 밝히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요 방법이지 인간들이 세력을 규합하여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16~17절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16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17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교회를 교훈하시고 책망하시며 바르게 하시고 의로 교육하시기에 우리는 온전한 교회로 설 수 있습니다. 다른 것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고 깨달으며 이 말씀을 통해 우리 교회가 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관심과 기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7.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이 이끄시는 대로 순종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목사나 성도들에 의해서 교회가 움직이지 않길 바랍니다. 민주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악 이용해서 하나님의 뜻과 반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목사는 더욱 말씀을 바르게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에 힘쓰고, 성도는 말씀에 능한 자가 되기 위해 힘쓰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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