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2:19~30
본보기가 되는 사랑과 헌신의 사역
바울이 디모데를 빌립보의 성도들에게 보내는 목적은 “나도 여러분들의 사정을 듣고 안위와 기쁨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말 개역 성경은 원문에 강조된 ‘나도’를 생략해 버려서 이 말의 뉘앙스를 온전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바울의 사정이 걱정되어 빌립보의 성도들이 에바브로디도를 자신에게 보낸 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도 그들의 사정이 걱정되어 디모데를 그들에게 보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 바울은 이 편지를 에바브로디도 편에 그들에게 보내는데, 그들은 이 편지에서 바울의 사정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편지에서 바울은 자신의 사정을 아주 긍정적으로 설명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확신과 기쁨에 차 있는 것으로 보여 주려 애썼는데, 이로써 그들이 안위를 받고 기뻐하기를 바랐습니다(1:12–26). 실제로 18절에서는 자신과 함께 기뻐하라고 권했습니다. 그리고 이 말에 이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도(“나도”) 그들의 좋은 소식을 듣고 기쁨을 얻고 싶다고 말입니다. 디모데가 빌립보에 가서 그들의 좋은 사정을 알려 와 자신도(“나도”) 안위와 기쁨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입니다. 이것은 앞의 16절에서 빌립보의 성도들이 훌륭한 교회를 이루어 그리스도의 날 최후의 심판 때 사도인 자신이 헛수고한 것으로 드러나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디모데를 통해 그들에 대한 좋은 소식을 들어 기쁨을 얻고자 한다는 말은 그들에게 은근한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교회를 이루어 자신에게 좋은 소식이 전달되도록 하라는 압력 말입니다.
“이는 뜻을 같이 하여 너희 사정을 진실히 생각할 자가 이밖에 내게 없음이라 저희가 다 자기 일을 구하고 그리스도 예수의 일을 구하지 아니하되”(빌 2:20–21).
바울이 디모데를 그들에게 보내는 이유는 그와 같이 그들의 사정에 대해서 바울과 “같은 혼”(뜻을 같이 하여/개역 성경)을 가지고 진실 되게 염려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바울이 이렇게 말하느냐 하면, 다른 모든 사람들은 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익은 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 “모든 사람들”은 세상 모든 사람들을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이익을 추구할 것으로 기대되는 그리스도인들, 특히 바울 주변에 바울의 사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그러니까 바울은 그들을 디모데만큼은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그들의 헌신이 이기심으로 혼탁해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여기 디모데가 빌립보교회의 안녕을 위해 염려하는 것을 그리스도의 이익을 돌보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교회의 안녕을 돌보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익을 돌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꿔 말해도 역시 같은 뜻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