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열매맺는 삶 (막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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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10 예수께서 홀로 계실 때에 함께 한 사람들이 열두 제자와 더불어 그 비유들에 대하여 물으니
11 이르시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너희에게는 주었으나 외인에게는 모든 것을 비유로 하나니
12 이는 그들로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여 돌이켜 죄 사함을 얻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하시고
13 또 이르시되 너희가 이 비유를 알지 못할진대 어떻게 모든 비유를 알겠느냐
14 뿌리는 자는 말씀을 뿌리는 것이라
15 말씀이 길 가에 뿌려졌다는 것은 이들을 가리킴이니 곧 말씀을 들었을 때에 사탄이 즉시 와서 그들에게 뿌려진 말씀을 빼앗는 것이요
16 또 이와 같이 돌밭에 뿌려졌다는 것은 이들을 가리킴이니 곧 말씀을 들을 때에 즉시 기쁨으로 받으나
17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깐 견디다가 말씀으로 인하여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는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
18 또 어떤 이는 가시떨기에 뿌려진 자니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되
19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 자요
20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곧 말씀을 듣고 받아 삼십 배나 육십 배나 백 배의 결실을 하는 자니라

서론

신학교를 졸업한지 10년도 더 지나게 되니 연락하며 지내는 동기들이 많지가 않습니다. 간간히 들려오는 소식들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비교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본인의 역량을 잘 드러내며 사역하는 분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반면 힘겨운 과정 속에 사임하는 분들, 사역지를 구하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분들의 소식을 들으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큰교회에서 사역하고, 담임목사님이 되면 성공한 것 같고, 사역을 내려 놓으면 실패한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성과와 성취를 보고 비교하기가 쉽습니다. 저는 목회자이다보니 사역을 가지고 비교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다른 분들은 직장, 재산, 배우자, 자녀 등과 같은 것으로 비교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우리는 믿음의 삶에 대해서 참 많이 말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세상의 “성공주의”의 관점이 우리 마음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성과와 외적 성장보다 더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성과와 외적 성장을 중요하게 보니까 우리도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성공주의”를 피하려다 보면 또 반대의 잘못된 입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현실을 어떻게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이렇게 되게 했다’고 합리화 시키며 안주하게 됩니다. 변화할려고 생각하지도 않고 시도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믿음의 삶은 이런 ‘숙명론’, ‘운명론’과 같은 관점이 절대 아닙니다.
그러면 성공을 추구하는 삶도 아니면서 현실에 안주하는 것도 아닌 믿음의 삶은 어떤 삶일까요?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의 삶은 열매맺는 삶입니다. 열매 맺는 삶은 열매를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고를 하지만, 그 모든 추수의 결과는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고 믿기에 모든 열매의 공로를 하나님의 은혜에 두는 삶입니다. 사도 바울은 바로 이런 열매를 추구하며 수고하는 삶을 살았던 자입니다.
()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오늘 본문의 “씨 뿌리는 비유”는 예수님이 누구이신지에 대해 믿고 결단하기를 원하며 주신 말씀입니다. 이 비유는 막3장에서 예수님을 향한 심각한 오해가 있는 시기에 주신 말씀입니다. 앞으로 예수님이 가는 길 역시 세상의 길과는 다른 고난과 십자가의 길이기에 제자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길입니다. 예수님은 “예수님은 누구신가”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다면 실패처럼 보이고, 갈등이 있어도 분명히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알려 주시기 원하셨습니다.
최승락 교수님은 “마가복음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마가복음은 ‘예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그에 대한 긍정적인 선언 및 고백과 부정적인 오해 및 음해들이 되풀이되는 방식으로 엮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하는 첫 선언(1:1)에서 시작하여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라는 백부장의 종결적 고백(15:39)으로 마쳐지는 마가복음의 전체 구도는 그 속에서의 반복되는 바른 고백들과 잘못된 오해들의 밀고 당김을 감싸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통해 자신을 따르는 제자가 열매맺는 삶이 되기를 기대하시며 가르치십니다. 이 비유에서 씨뿌리는 자는 하나님, 씨는 말씀, 밭은 마음의 상태를 나타냅니다. 즉 열매맺는 삶은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여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집니다. 본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열매맺는 삶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를 같이 나누겠습니다.

1.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들어야 합니다.

() “이르시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너희에게는 주었으나 외인에게는 모든 것을 비유로 하나니”
하나님 나라의 가르침은 너희외인을 구분하게 됩니다. 그 가르침대로 따라가도록 결단하는 삶을 촉구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으면 아무런 영향력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에 제자와 외인들의 차이는 계속해서 열매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은 숨기기 위한 비밀이 아닙니다. 구하는 자에게 알려 주시는 비밀, 즉 하나님의 계시를 말합니다. 마가복음에서 이것은 인간의 이해로는 가리워져 있는 하늘의 진리를 가리킵니다. 그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의 비밀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아직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비밀입니다. 감추려는 비밀이 아니라 구하고 갈망하는 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하나님의 신비입니다. 이 비밀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가 예수님의 인격과 말씀 그리고 사역 안에서 점점 드러나며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고 경험시켜 줍니다. 제자들 역시 스스로는 비밀을 잘 해석할 능력이 없지만 예수님앞에 나온 자이기에 알 수 있게 됩니다. 본문 10절에서 더 알기 위해 예수께로 나온 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들으라”고 강조하며 초청하십니다.
() “또 이르시되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
단순히 귀로 들으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까지 열어서 듣고 깨닫고 변화되는 삶으로 나아오라는 초청입니다. '듣다'(아쿠오)는 단어는 마가복음 4장의 핵심 단어로 30회나 사용되었습니다. 열매가 맺히는 것은 씨앗의 문제가 아닌 밭의 문제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얼마나 귀 기울여서 듣고 마음에 간직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단순히 진리를 듣는 자가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 속에 나의 문제가 드러나는 사람, 죄가 깨달아 지는 사람, 가야할 방향성을 찾은 사람이 들어갑니다. 말씀을 통해 깨달아 가치관이 바뀌면 하나님 나라의 기쁨이 그 삶에 침투하게 됩니다. 그렇게 임한 하나님 나라의 비밀의 말씀은 그 말씀의 인도에 자신을 내어드리는 변화의 삶으로 열매를 맺게 됩니다.
우리는 단순히 지적인 욕구, 정서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해 말씀을 들어서는안됩니다. 온 마음과 영혼의 귀를 동원해야 하며, 온 삶이 따른 응답의 자세를 가지고 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듣기 위해선 말씀을 묵상하는 삶이 있어야 합니다. 비유가 놀라운 것은 묵상하면 묵상할수록 더 놀라운 의미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동일하지만 묵상할 때 다양한 개인의 상황에 맞게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깨달아 지고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여러분이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얼마나 교제하느냐에 따라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여러분에게 깨달아질 것입니다. 그렇게 깨달아진 말씀은 나의 생각을 바꾸고 삶을 바꾸는 열매를 맺게 됩니다.
() “43 못된 열매 맺는 좋은 나무가 없고 또 좋은 열매 맺는 못된 나무가 없느니라 44 나무는 각각 그 열매로 아나니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또는 찔레에서 포도를 따지 못하느니라 45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
말씀을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하는 좋은 밭이 되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깊이 마음에 새길수록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깨달아지며 그 말씀이 내 삶에서 열매맺는 것을 경험하게 되실 것입니다.

2. 영적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예수님의 비유는 열매가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는 적이 있음을 알려 줍니다. 사탄은 말씀이 열매맺지 못하도록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깨닫지 못하도록 우리를 공격하는 자입니다.
() “그 중에 이 세상의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함이니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니라”
“길 가”는 영적 무관심으로 사탄이 공격하는 마음입니다.
() “말씀이 길 가에 뿌려졌다는 것은 이들을 가리킴이니 곧 말씀을 들었을 때에 사탄이 즉시 와서 그들에게 뿌려진 말씀을 빼앗는 것이요”
“돌 밭”은 환난과 박해로 사탄이 공격하는 마음입니다.
() “16 또 이와 같이 돌밭에 뿌려졌다는 것은 이들을 가리킴이니 곧 말씀을 들을 때에 즉시 기쁨으로 받으나 17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깐 견디다가 말씀으로 인하여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는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
“가시떨기”는 유혹으로 사탄이 공격하는 마음입니다.
() “18 또 어떤 이는 가시떨기에 뿌려진 자니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되 19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 자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진지하게 반응한다면 이런 영적 싸움을 각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잠깐 말씀의 은혜에 감동하는 것으로는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마음의 밭은 처음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이런 상황이 주어졌을 때 반응하는 것을 통해 어떤 밭이었는지가 드러납니다. 우리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언제 어떻게 무너질지 모르는 자입니다. 열매를 맺힐 때까지 방심하지 맙시다.

3. 은혜의 하나님을 믿어야 합니다.

()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곧 말씀을 듣고 받아 삼십 배나 육십 배나 백 배의 결실을 하는 자니라”
수많은 반대와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열매를 맺습니다. 예수님의 삶이 그러했고 그 길을 가는 우리도 그럴 것입니다. 본문의 20절에 나오는 좋은 땅에서도 결실의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열매이기에 열매의 수확량으로 평가하지 않흡니다. 마태복음 25장의 달란트 비유에서도 주님은 달란트를 주시는 것도 달랐기에 달란트를 남기는 것이 달라도 수고하여 남기는 것만으로도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느 누구도 열매의 양으로 자랑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열매맺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만을 찬양해야 합니다.
()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7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8 심는 이와 물 주는 이는 한가지이나 각각 자기가 일한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
이 비유 자체가 세상 논리와 맞지 않는 은혜의 하나님을 드러냅니다. 세상의 어느 누가 길가에, 돌짝밭에, 가시떨기에 씨를 뿌립니까? 그런 곳에도 이 귀한 씨를 뿌리시는 하나님이야말로 은혜의 하나님이지 않습니까?그러므로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으로 어느 밭이 좋은 밭인지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마음의 밭은 결국 열매맺는 밭이 좋은 밭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혹시 성도님들의 삶속에 열매가 더딘 것 같이 보이지 않습니까?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진지하게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면, 그리고 사탄의 공격에도 포기하지 않고 영적 싸움을 싸운다면 그 씨앗을 주신 분은 은혜의 하나님이시기에 반드시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그 씨앗이 땅 속에 가만히 파묻혀 있는 것 같지만, 또 때로는 실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좋은 밭은 결코 실패하지 아니하며 마침내는 상상치 못하였던 놀라운 결실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결론

하나님은 열매를 기대하시며 씨를 뿌리시는 분입니다. 우리 삶에서 열매를 맺기 원한다면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주의해서 귀기울이며 들어야 합니다. 사탄의 방해와 공격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영적 싸움을 싸우어 합니다. 그리고 은혜의 하나님을 믿고 인내로 기다릴 때 마침내 우리에게 꼭 맞는 가장 귀한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열매는 흉내낼 수 없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생명없이 겉보기에만 화려한 죽은 나무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성급한 욕심은 우리를 좋은 밭이 못되게 합니다. 열매가 없으면서도 열매인 것처럼 속이는 인생을 살 수도 있습니다.
() “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가서 보신즉 잎사귀 외에 아무 것도 없더라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14 예수께서 나무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
무화과의 열매를 맺을 때가 아님에도 열매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 무화과 나무를 우리 주님은 반드시 아십니다. 그들은 나중에 열매를 맺고 싶어도 결코 돌이킬 수 없는 황폐한 삶이 되고 말 것입니다. 조금 더딘 것 같아도 힘겹게 느껴져도 화려함에 현혹되지 마시고 추수의 때까지 인내하며 그 말씀의 씨앗을 잘 간직하여 귀한 열매로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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