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데반 : 보노라 (행 7:55-60)

감사   •  Sermon  •  Submitted
0 ratings
· 31 views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자가 됨을 감사하라

Notes
Transcript

서론

제가 한국에서 중학교에 들어갈 때 쯤, 목회하시는 부모님을 따라 섬으로 이사 가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섬에 도착했던 그 첫날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그 섬에 유일한 대중교통은… 하루에 2번 정도, 배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라고 하기엔 너무나 작은 미니 버스가 전부였습니다. 온통 비포장의 좁은 길이라, 버스는 동네 안까지 들어갈 수도 없고, 마을 앞 정거장에 저희 식구를 내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낯선 교회까지 난 길을 걸어 들어가는데… 전날 비가 왔는지, 신발이 다 진흙과 뻘이 달라붙고 양말까지 물에 젖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여기서 어떻게 사나”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몇 년 뒤, 그 섬에서 이사를 나올 때는 너무나 슬퍼서 친구들과 며칠을 울었던 것 같습니다.
교실에서 공부하다 고갤 돌리면, 햇빛에 반짝이는 눈부신 바다가 보였습니다. 배가 오가고, 뱃고동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때 국어선생님께서 저와 친구들 서넛을 토요일 수업후에 남으라고 해서 “시”에 대해 가르쳐 주셨습니다. 시를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이야기하고… 또 직접 저희에게 시를 써 보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시를 배우다 보니… “시인의 시선”이라는 것을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시인이 시를 쓸 때, 그 소재는 무슨 우주에 있거나, 우리에게 아주 낯선 것들이 아닙니다. 우리도 늘 보는 꽃이고, 옆집 아저씨도 늘 보는 하늘인데… 시인들은 그 속에서 특별한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그들의 안목이… 아름다운 시를 만들어 냅니다.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사람…
오늘 말씀에 나오는 ‘스데반’도 보지 못한 것을 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인생도, 죽음도 한편의 시와 같았습니다. 오늘 말씀의 제목은 “보노라” 입니다.
Related Media
See more
Related Sermons
See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