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하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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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6일 새벽기도
찬송가 : 15장. 하나님의 크신 사랑
본문 : 사도행전 18장 12-17절
# 먼저 일하시는 하나님
법정에서 재판을 할 때 필요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원고와 피고, 증언을 하는 증인들, 증거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런데 증거와 증인 뿐 아니라 재판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전례입니다. 전례가 어떻게 판결되었는지, 또 형벌의 경중이 어떠한지를 보고 판결을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전례는 참 중요합니다. 오늘 본문에 바울이 재판정에 선 것이 바로 이 전례가 됩니다. 앞으로 기독교가 로마세계에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에서 약 1년 6개월 동안 전도와 말씀을 가르치는 사역을 계속합니다. 그런데 갈리오가 아가야의 총독이 되었을 때, 유대인들은 일제히 일어나 바울을 대적해 고소를 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사도행전에 나타나는 여러 경우와는 다릅니다. 시장의 불량배들을 모아 바울을 때린 것도 아니었고, 유대인들의 재판에 회부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바울을 로마 행정의 당국자 갈리오 총독에게 끌고 간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유대인들의 재판은 그 시나 마을 안에서만 효력이 생기는 반면, 아테네와 고린도와 그리스 온 지역을 다스리는 아가야 총독의 재판은 그 도시 뿐만 아니라 로마 전역의 전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유대인 대적자들은 바울을 총독에게 데려가 기독교의 전파를 막으려 했을 것입니다.
유대인 대적자들은 바울을 갈리오 총독에게 데려가 그의 죄명을 말했습니다. 그 죄명은 바울이 율법을 어기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사람들을 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유대교는 율법의 종교인데, 저 바울은 율법을 어기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새로운 종교를 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로마에서 불법 종교, 로마법이 인정하지 않는 종교를 전한다는 것은 그 즉시 모임이 해산될 뿐 아니라 로마 사회에 혼란을 야기하는 죄가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로마법에 의해 바울이 더 이상 불법 종교를 선전하지 못하도록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바울은 자기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 재판정 앞에 나가 입을 열고자 했습니다. 아마 바울은 재판정 앞에서 이렇게 변증했을 것입니다. 자신이 선포한 복음이 이스라엘 조상들의 참 신앙이며, 이스라엘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자손에게 약속하신 성취라고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자기를 변호할 기회를 갖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재판장 갈리오가 유대인들의 고소를 듣고서 이 논쟁이 유대 사회의 문제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15절을 보겠습니다. “만일 문제가 언어와 명칭과 너희 법에 관한 것이면 너희가 스스로 처리하라 나는 이러한 일에 재판장 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고”
갈리오는 이 문제를 유대인들의 언어와 명칭과 법에 관한 해석의 차이라고 결론지으며, 유대인들에게 스스로 처리하라고 합니다. 기독교를 새로운 불법종교가 아니라 유대교 안의 하나로 간주한 것입니다. 갈리오는 만일에 정말로 이 사안이 로마법을 어긴 부정하고 불량스러운 문제라면 자신이 직접 그 문제를 심리하겠다고 말하면서 유대인들을 재판정에서 쫓아냈습니다.
법정에서 쫓겨나자 모든 사람들, 아마 유대교 군중들은 회당장 소스데네를 붙잡아 법정 앞에서 구타를 가했습니다. 기독교 전파를 막으려고 했지만 실패한 책임을 물어 구타를 가했을 수도 있고, 갈리오 총독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폭력을 행사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갈리오 총독은 이러한 모습을 보고도 못 본 체하며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유대인들의 종교적인 논쟁에 대하여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갈리오의 이러한 판결은 다른 로마 재판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총독이라는 지위 이외에도 갈리오의 아버지는 로마 원로원에 소속되어 있었고, 그의 형 세네카도 철학자로 로마 제국의 존중받는 인사였기 때문입니다. 갈리오 총독이 법정에서 기독교가 불법적인 종교가 아니라고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이것이 전례가 되어 기독교 대박해가 일어나기 전까지 복음이 로마 전역에 정당하게 전파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 이스라엘에서만 아니라, 믿지 않는 이방의 왕들을 통해서도 종종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집트의 바로 왕을 악하게 하셔서 하나님의 능력들을 나타내 보이시고, 바사 왕 고레스를 통해서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하게도 하십니다. 또한 오늘 본문에서와 같이 갈리오 총독을 통해서도 로마 세계 복음 전파의 길을 열어주십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하여 바울이 자신을 변호하기도 전에 하나님께서 스스로 먼저 일하신 것입니다.
신명기 1:33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너희보다 먼저 그 길을 가시며 장막 칠 곳을 찾으시고 밤에는 불로, 낮에는 구름으로 너희가 갈 길을 지시하신 자이시니라”
참으로 하나님은 그의 뜻을 위해 먼저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누가가 데오빌로에게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기록할 때에 바로 이것을 기록했습니다. 단순히 제자들이 어떤 경로로 움직였는지를 기록하지 않고 오순절에 제자들이 성령 하나님의 충만함을 받은 것을, 또 복음을 전할 때 성령 하나님이 함께하셔서 그 말씀이 왕성하여진 것과 하나님께서 먼저 일하셔서 복음이 전해진 것을 기록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누가를 통해 하나님께서 먼저 그리고 함께 일하신다는 것을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사역은 우리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삼위 하나님의 섭리하심과 함께하심 안에서 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아니 허다하게 우리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망각하고 우리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보려고 합니다. 정말 우리의 힘만으로 어떤 나은 것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 나은 것이 아니라 악하고 악독이 가득한 일만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어떠함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붙잡아야 합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신앙생활을 하면 할수록 우리는 우리의 죄가 분명히 드러나고 인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나 스스로는 죄인임을 깨닫고 오직 그리스도만이 나의 의라고 고백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역사를 자신의 영광으로 돌립니다. 우리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 앞에 겸손히 기도합시다. 하나님의 역사를 나의 역사로 돌리지 않도록 기도합시다. 나 스스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우리의 의로 여기고, 오직 기도로 겸손히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는 교회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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