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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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30일 새벽기도
찬송가 : 208장 내 주의 나라와
본문 : 빌레몬서 1장 17-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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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살펴보고 기도하길 원합니다.
바울은 골로새 교회에 있는 빌레몬을 향해 편지를 쓰면서 ‘빚’과 관련된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빚진 것’과 ‘계산한다’, ‘갚는다’라는 말입니다. 빚은 다른 사람에게 돈을 꾸었거나 외상을 했을 때 갚아야 할 돈을 말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입었을 때 그 은혜에 대해 갚아야 할 것을 말하는데 그 채무를 다 갚을 때까지 혹은 은혜에 보답할 때까지 남아있는 일종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빚을 진 사람은 그 빚을 다 갚을 때까지 성실히 보답하거나 갚아야 하는 의무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빌레몬에게 이와 같이 빚진 것과, 의무에 대해 쓰면서 오네시모를 받아주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빌레몬이 바울에게 빚진 자이기 때문입니다. 빌레몬의 회심은 바로 바울의 사역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바울이 에바브라를 중심으로 한 동역자들을 골로새 지역에 보내어 그 사역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빌레몬이 회심하였고 뿐만 아니라 아마도 바울이 에베소를 방문하였을 때 빌레몬이 바울과 만나 교제를 나누며 믿음이 자라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빌레몬은 바울에게 자신의 영적인 생명을 빚졌고, 그것은 오네시모가 빌레몬에게 입혔던 어떤 불의한 것이나 빚진 것보다 훨씬 더 큰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빌레몬은 오네시모를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로 받아들여야 하며, 그에게 분노할 만한 근거가 있더라도 그에게 분노하지 않고 용납하며 용서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빌레몬은 바울에게 그러한 큰 빚을 진 것 이상으로 예수 그리스도께 진 빚을 기억해야했습니다. 성부 하나님께서 독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우리 죄를 대신해 화목제물로 삼으시고 그로 말미암아 우리의 모든 죄의 결과를 담당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독자이신 예수님께서 행하신 모든 율법의 준행과 의로운 행위를 우리에게 돌리시고, 우리가 지은 모든 악과 죄의 결과를 예수님께서 짊어지셔서 우리로 하여금 의로운 자라 칭해주셨습니다. 빌레몬은 이와 같은 삼위 하나님의 은혜를 날마다 기억하면서 그 은혜에 대한 빚을 갚아야 합니다. 바로 오네시모를 받아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오네시모를 받아들여야 하는 빌레몬에게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그의 선행을 조심스레 요청하고 있습니다. 빌레몬과 바울 자신이 동역자, 그리스도로 인하여 형제 된 자임을 깨닫게 하고 그로 말미암아 오네시모를 자신처럼 영접하라고 합니다. 또한 오네시모가 빌레몬을 떠나면서 불의한 일을 행하였거나 혹은 빚진 것이 있었다면 자신에게 달아놓으라고 하면서 바울 자신이 갚을테니 오네시모를 형제 된 자로 받아들이기를 요청합니다. 또한 바울은 빌레몬이 그와 같은 요구에 기쁨으로 순종하고 오히려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행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빌레몬이 그리스도의 신실한 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용서하는 것은 삼위 하나님의 용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은 주기도문의 다섯째 간구,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05문은 이와 같이 말합니다. ‘다섯 번째 간구에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인하여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죄를 자유롭게 용서하시고, 당신의 은혜로 인하여 우리가 마음으로부터 다른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도록 하시기를 구하는 것이다.’ 또한 하이델베르크는 126문에서 이같이 말합니다. ‘주의 은혜의 증거가 우리에게 있사오니 우리 이웃을 진심으로 용서하기로 굳게 결심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피를 보시고서 불쌍한 죄인인 우리의 허물들과 언제나 우리에게 붙어 있는 악들을 우리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결국 이 주기도문의 다섯째 간구는 우리가 죄 지은 자들을 용서하여 주었기 때문에 우리 죄를 용서해달라고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죄를 용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우리가 용서한다는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증거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즉, 독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우리가 누리고 있고 우리도 그 은혜로 용서할 수 있도록 간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수나 미워하는 사람을 대할 때 우리의 마음은 굳어집니다. 마음 뿐 아니라 표정도 굳어지고 날카로워지며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일에 반대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분명 빌레몬도 오네시모를 대할 때 그런 마음이 생겼을 것입니다. 여전히 우리 마음 가운데 죄의 잔재들이 남아있고 계속해서 죄가 발견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선 다섯째 간구를 통해 여전히 죄 가운데 있는 우리들을 향하여 삼위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그들에게 용서를 베풀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그리스도의 은혜를 바라보게 하셔서 그 받은 은혜를 이웃과 원수에게 나눠줄 것을 요구합니다.
신비롭게도 우리가 주님의 이 말씀을 묵상하고 그리스도의 은혜를 생각하다보면 다가가기 싫던 그 원수들이 불쌍해지고 그들이 사는 모습이 안타까워지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쌍한 그들을 향해 기도하게 되고, 또 그들에게 자그만 선행을 베풀면서 우리는 다시금 우리를 향한 삼위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그 은혜를 갈망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원수의 사랑은 쉽게 혹은 빠르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날마다 깨닫습니다. 오히려 더욱 어렵고, 힘들고, 굉장히 늦게 이루어지면서 원수 사랑에 대한 의지를 꺾게 만들고, 더욱 그들을 밉고 멀리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속적으로 주기도문의 다섯째 간구를 구하고 또 그리스도의 은혜를 기억할 때 그리스도로 주어지는 은혜와 평강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더 힘들고, 어렵고, 싫은 일이지만 그로 인해 주어지는 기쁨이 더 커집니다. 커질 뿐 아니라 주님의 말씀에 순종한 우리에게 하나님의 큰 상급이 주어집니다. 삼위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깨닫습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삼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들을 기억함으로 더욱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원수를 사랑하는 저와 여러분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용서하는 것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용서하셨다는 증거임을 깨닫고, 그리스도를 바라봄으로 주어지는 은혜와 평강을 누리길 소망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