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흔들리지 말고 주님을 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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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5 중고등부 설교
본문 수6:20(구p.326)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지역에 들어서면서 가장 처음으로 맞닥들이는 성, 여리고를 점령하는 기사이다. 가나안 지역은 도시국가 형태로 형성되어 있되 연합국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 도시국가에 외세가 침입해 오면 다른 지역 도시국가가 지원해 주는 형식이었다. 가령 예를 들어서 제천에 외세가 침입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충주에서 군사를 지원해줘서 침략을 잘 방어할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그 중에서도 오늘 본문의 배경이 되는 ‘여리고’ 라는 지역은 가나안 땅 중심에서 흐르던 요단 강을 중심으로 가나안 동편과 서편을 이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이곳이 가나안 땅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통로역할을 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지리적인 특성 때문인지 유독 외세의 칩입이 자주 발생하던 곳이기도 했다. 워낙 침략이 자주 일어나다보니 당연히 여리고 성은 외세의 침략을 잘 방어하기 위해 방어시설을 갖추기 시작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벽이다.
역사학적으로 여리고는 이중 성벽으로 되어 있었는데 바깥 성벽은 높이가 9미터에 달했어서 멀리서도 여리고성 성벽이 보일 정도였다고 하고, 안쪽 성벽은 어찌나 두껍던지 성벽 위로 마차가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여리고 성은 이스라엘이 공략하기에 절대로 쉽지 않은 성이었다. 여리고 성은 어떠한 외세의 침략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견고한 성이었다. 어떠한 공격도 잘 막아낼 수 있을 수비전용의 성이었다.
어느 성이든지 마찬가지겠지만, 성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성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사다리로 성벽을 넘어가거나 두꺼운 나무로 성문을 쳐 부수고 들어가거나, 혹은 성의 수로를 통해 성 안으로 진입하는 방법 등이 있겠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어떤 방법을 말씀하시는가? 우리가 함께 다 읽진 않았지만, 수6:3-5 의 말씀을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7일 간 여리고 성 주변을 돌도록 하셨다. 그들의 행군 대형을 보면 무장한 소수 병력들이 가장 선두에 서고, 그 뒤에 일곱 양각 나팔을 부는 제사장들이 서고, 그 뒤에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따르며, 그 뒤에 이스라엘 민족들이 뒤따른다. 그들은 하루에 한 바퀴씩 여리고성 전체를 돌되, 일곱째 날에는 일곱바퀴를 돌았고, 다 돈 후에 제사장들이 양각 나팔을 불 때에 온 백성은 힘을 다해 소리를 질러야 한다. 그럴 때 굳건하던 여리고 성벽은 무너져 내릴 것이다. 이 말씀은 여호수아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명령이다. 그리고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받은 말씀 그대로 이스라엘에 전하였다. 제사장들은 여호수아가 일러준 방법대로 준비하였고, 온 백성들도 이와 같이 따르기 시작한다.
지금 이 말씀을 받고 있던 이스라엘의 상황은 어떠한가? 저들은 과거 40년간 자신들을 인도하여 내었던 지도자 모세가 없는 상황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옛 지도자 모세가 어떻게 이스라엘 가운데 하나님의 능력과 구원을 나타냈는지 지켜봤던 자들이다. 그런데 더 이상 모세가 이스라엘 가운데 없다. 이후에 새로운 지도자 여호수아가 세워졌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정말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여호수아를 세우셨는가’ 에 대해 100%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였는지도 모른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역사하셨던, 눈에 보이는 이적들을 일으키신다면 나는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우리의 지도자로 세우셨음을 믿을 수 있겠노라. 하나님께서 눈 앞의 이적을 나타내신다면 나는 하나님을 더 잘 믿을 수 있겠노라’ 이와 같이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러분, 오늘날에도 이런 주장을 하는 자들이 있다. ‘하나님께서 눈에 보이는 이적들을 나타내 보이신다면 나는 하나님을 믿을게요. 만일 하나님께서 지금 당장 내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난 하나님 믿을게요' 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러분, 사람의 마음은 너무나도 악하여서 이런 주장을 하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진짜 이적을 베푸셔도 저들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 그저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고는 더 큰 이적을 요구한다.
제가 한 때 그러하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방황을 하면서 교회를 떠났다. 그렇게 대학교까지 시간만 축내며 살았다. 하나님께서 내 앞에 놀라운 이적을 베푸신다면 그 때 하나님 살아계심을 믿겠다고 기도했다. 아주 교만하고도 나쁜 기도였다. 그런데 그 이후로 눈 앞에서 불치병 암 환자가 치유를 받고, 신비한 체험들을 경험하였지만, 도리어 마음이 더 악해져서 하나님을 믿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이런 놀라운 이적들이 나에게 믿음을 가져다 주지는 않았다.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동안 수많은 이적을 목격하였던 허다한 무리들도 그러했다. 그들은 자연법칙을 뛰어넘으시는 예수님을 보았고, 들었고, 경험하였지만, 예수님을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았다.
지금 본문 속의 이스라엘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들은 모세를 통한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한 자들이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사용하셔서 애굽에 10가지 심판을 내리는 것을 목격했고, 눈 앞의 거대한 홍해 바다가 갈라지는 것도 보았으며, 그 갈라진 마른 땅을 건넜고,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를 먹었고, 반석에서 나오는 물을 마신 자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 그토록 위대했던 선지자 모세가 더이상 그들 가운데 없다. 모세가 죽기 전에 여호수아를 차기 지도자로 지목하여 세웠지만, 정말 하나님께서 모세와 동행하셨던 것처럼, 여호수아와도 함께 하시는 지 그들은 확신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 여호수아가 눈 앞에 보이는 저 거대한 난공불락의 성을 정복하기 위한 작전을 말하는데, 그 작전을 들어보니 더욱 이 사람을 신뢰할 수가 없다. 나의 상식과 지식으로 도저히 납득이 안가는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가장 견고한, 수비에 능하게끔 설계된 성이 바로 여리고성인데, 여호수아가 백성들에게 내놓는 전략은 다른 주변국가들이 행하는 전쟁의 기록들처럼 ‘사다리를 놓고 성벽을 타고 올라가서 침입하자!’ 혹은 ‘불 화살을 퍼붓다가 기회를 봐서 나무기둥으로 성문을 부숴 뚫자’ 등의 구체적인 전쟁방식이 아니라 아예 처음 들어보는, 그 방법이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 방법이다. 매일 성 한바퀴씩 돌다가 일곱째 날에 매일 돌던 성을 일곱바퀴 돈 후 나팔을 불며소리를 지르는게 성을 함락시키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이런 방법이 전쟁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러나 백성들과 제사장들은 여호수아의 명령에 순종하여 따르기로 결정한다. 도무지 자신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고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순종하며 그대로 행한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일러주신 배치대로 섰다.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던 언약궤를 중심으로 무장한 소수 인원들은 가장 선두에 서고, 그 뒤에 나팔을 든 제사장들이 서며, 가장 뒤에 백성들이 행렬을 이루어 섰다. 그렇게 하루에 한바퀴씩 돌기 시작한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난다. 어쩌면 무리들 가운데 이 의미 없어 보이는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곱째 날, 그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던 일이었지만 하나님의 명령대로 그 일을 순종하며 따를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지난 6일동안 아무런 변화도 없고 능력도 나타나지 않던 그 방법이, 마지막 일곱째 날에 어떤 일이 이스라엘 눈 앞에 일어났는가?
제사장들이 일곱 나팔을 불며 하나님의 영광과 위엄과 능력을 온 사방에 선포하던 바로 그 때에, 언약궤 만을 바라보며 언약궤를 따르던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나팔소리와 함께 큰 고함을 지를 때에, 그들의 눈 앞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토록 견고하게 보이던 여리고 성벽이, 그토록 수비에 용이하게 지어진 크고 강한 성벽이, 이중 성벽 구조로 되어 있고 안쪽 벽은 두깨가 5미터가 넘어서 마차 두대가 동시에 지나다닐 수도 있다던 그 견고한 성벽이, 마침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해보라. 여리고 성의 성벽에 서있던 군대들은 매일같이 자신들 주위를 돌던 이스라엘 행렬을 보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도 자신들에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그 주위를 돌던 이스라엘을 조롱했을 것이다. 그들이 믿고 따르던 하나님까지도 모욕했을 것이다. 여리고 성 사람들의 눈에는 이스라엘의 행렬 가장 선두에 볼품없는 소수의 무장한 사람들만 보였다. 그 무장한 자들은 여리고성을 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믿음이 없는 자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고작 이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실상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서 그 대열에서 함께 하고 계셨음을 그들은 깨닫지 못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과 함께 매일같이 그 성을 도셨고, 마침내 일곱째 날에 친히 그분의 위엄과 능력과 영광으로 그 성벽을 치신 것이다.
함께 따라하자. ‘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 가장 먼저 바라볼 자이다! / 나는 하나님의 구원을 / 전파하는 나팔수이다!’ 그리고 옆사람을 향해 선포하자. ‘ 당신을 통해 / 하나님께서 일하십니다!’ 여러분, 여러분을 이와 같은 목적으로 하나님께서 부르셨다. 때로는 하나님의 말씀이 내 생각과 지성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 할지라도, 변함없이, 요동하지 않고, 여러분이 서 있는 곳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노래하고,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찬송하며 그 말씀에 온전히 순종함으로 나아가자. 이러한 자들에게 주님께서는 그분의 일하심을 가장 먼저 보여주실 것이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양문교회 중고등부 여러분, 그리고 교사 여러분, 저는 이 자리의 여러분들이 양각나팔을 든 제사장들이 되시길 축복한다. 목사는 말씀의 검으로 무장하여 보이지 않는 영적 전투에서 가장 선두에 서게 되고, 그 뒤를 이어서 여러분들의 삶으로 하나님의 영광과 귀한 복음의 소식을 이방 땅에 널리 선포하는 나팔수로서 여러분들을 부르셨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들을 이러한 역할로 부르셨다. 내 모든 상황들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노래하고, 주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마음껏 주님을 높여드리자. 소리 높여 주님을 찬양하자. 온전히 주님을 신뢰하자. 그리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자.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요동치 않고 주님을 따르는 자들이 주님의 일하심을 가장 앞에서 바라보았던 것을 기억하며, 주님의 놀라우신 은혜를 가장 먼저 경험하는 모든 여러분들 되시길 간절히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