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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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8:1–21 (NKRV)
1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이르되 네가 미디안과 싸우러 갈 때에 우리를 부르지 아니하였으니 우리를 이같이 대접함은 어찌 됨이냐 하고 그와 크게 다투는지라
2 기드온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이제 행한 일이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
3 하나님이 미디안의 방백 오렙과 스엡을 너희 손에 넘겨 주셨으니 내가 한 일이 어찌 능히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하니라 기드온이 이 말을 하매 그 때에 그들의 노여움이 풀리니라
4 기드온과 그와 함께 한 자 삼백 명이 요단 강에 이르러 건너고 비록 피곤하나 추격하며
5 그가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되 나를 따르는 백성이 피곤하니 청하건대 그들에게 떡덩이를 주라 나는 미디안의 왕들인 세바와 살문나의 뒤를 추격하고 있노라 하니
6 숙곳의 방백들이 이르되 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네 손 안에 있다는거냐 어찌 우리가 네 군대에게 떡을 주겠느냐 하는지라
7 기드온이 이르되 그러면 여호와께서 세바와 살문나를 내 손에 넘겨 주신 후에 내가 들가시와 찔레로 너희 살을 찢으리라 하고
8 거기서 브누엘로 올라가서 그들에게도 그같이 구한즉 브누엘 사람들의 대답도 숙곳 사람들의 대답과 같은지라
9 기드온이 또 브누엘 사람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평안히 돌아올 때에 이 망대를 헐리라 하니라
10 이 때에 세바와 살문나가 갈골에 있는데 동방 사람의 모든 군대 중에 칼 든 자 십이만 명이 죽었고 그 남은 만 오천 명 가량은 그들을 따라와서 거기에 있더라
11 적군이 안심하고 있는 중에 기드온이 노바와 욕브하 동쪽 장막에 거주하는 자의 길로 올라가서 그 적진을 치니
12 세바와 살문나가 도망하는지라 기드온이 그들의 뒤를 추격하여 미디안의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사로잡고 그 온 진영을 격파하니라
13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헤레스 비탈 전장에서 돌아오다가
14 숙곳 사람 중 한 소년을 잡아 그를 심문하매 그가 숙곳의 방백들과 장로들 칠십칠 명을 그에게 적어 준지라
15 기드온이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러 말하되 너희가 전에 나를 희롱하여 이르기를 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네 손 안에 있다는거냐 어찌 우리가 네 피곤한 사람들에게 떡을 주겠느냐 한 그 세바와 살문나를 보라 하고
16 그 성읍의 장로들을 붙잡아 들가시와 찔레로 숙곳 사람들을 징벌하고
17 브누엘 망대를 헐며 그 성읍 사람들을 죽이니라
18 이에 그가 세바와 살문나에게 말하되 너희가 다볼에서 죽인 자들은 어떠한 사람들이더냐 하니 대답하되 그들이 너와 같아서 하나 같이 왕자들의 모습과 같더라 하니라
19 그가 이르되 그들은 내 형제들이며 내 어머니의 아들들이니라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너희가 만일 그들을 살렸더라면 나도 너희를 죽이지 아니하였으리라 하고
20 그의 맏아들 여델에게 이르되 일어나 그들을 죽이라 하였으나 그 소년이 그의 칼을 빼지 못하였으니 이는 아직 어려서 두려워함이었더라
21 세바와 살문나가 이르되 네가 일어나 우리를 치라 사람이 어떠하면 그의 힘도 그러하니라 하니 기드온이 일어나 세바와 살문나를 죽이고 그들의 낙타 목에 있던 초승달 장식들을 떼어서 가지니라

기적의 전쟁을 치루시 하나님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미디안과의 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쟁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일방적이었습니다. 기드온이 선별한 300명은 미다안 군대를 격파하는데 10절에서는 그 수가 12만 명이라고 했어요. 300명이 400배나 더 많은 군대와 싸워 이겼습니다. 기적과도 같은 승리였습니다. 비록 적은 수지만 이 전쟁에서 이길 수 밖에 없는 유일한 이유가 하나님이심을 확인시켜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백성들이 아무리 험난한 길을 가고, 위태로운 일을 만나도 하나님의 도우심은 이 모든 것들을 능히 이기게 하십니다. 오늘 기드온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도 하나님의 승리, 하나님의 전쟁. 하나님께서 친히 그 백성들을 위해서 싸우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책임지지 않으면 안되는 내밀한 영적싸움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 싸움이 기드온에게서 어떤 형태로 나타났는지 함께 살펴보면서 우리도 마주하게 될 내밀한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보이지 전쟁을 치루는 우리

본문에 보면 도망친 미디안 군대를 마저 격파하기 위해서 따라갔습니다. 요단강을 건너고 강 동편에 위치한 숙곳을 지나면서 재정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숙곳 사람들에게 지쳐 있는 군인들을 위한 음식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숙곳 사람들은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죠. 미디안의 남은 군대를 쫓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절대로 적은 수가 아니었습니다. 비록 후퇴하고 있었지만 1만 5천이라는 미디안의 남은 군대가 이미 그들의 앞을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뒤를 쫓고 있는 300명의 사람들을 보면서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미디안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약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죠. 기드온의 요청을 거부했던 것은 두려움에 휩싸여 강자의 눈치를 보는 약자의 모습으로 바라보아야 했다. 이것은 브누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기드온은 그들을 향해서 저주를 내뱉고 떠나갑니다. 마침내 적군을 격파하고 돌아오는 길에 자신을 향해 호의를 베풀지 않았던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을 징벌하고, 그들의 망대를 헐고, 성읍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이 숙곳 사람들이 가나안의 이방사람들이었다면 기드온의 분노를 정당하게 여길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여호수아서 13:27에 보면 이 숙곳은 여호수아가 갓 지파에게 분배해준 땅이었습니다. 이곳은 더 이상 가나안 족속의 땅이 아닌 이스라엘의 땅이었다. 그 사람들도 더 이상 가나안 사람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곳 사람들이 기드온을 믿지 못했던 것이 곧 하나님을 믿지 않았던 것으로 이해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보복심이 동족을 향해 칼을 들만큼 메마르고 잔혹한 행동으로 이어진 건 기드온의 강팍한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건 하나님께서 원하셨던 것이 아닙니다. 기드온은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에게 보복할 때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기분이 먼저였습니다.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던 것이죠. 게다가 18-19절을 보면 기드온이 미디안의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죽일 때도 기드온은 하나님의 뜻보다 자기 안에 담겨있던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너희가 만일 그들을 살렸더라면 나도 너희를 죽이지 아니하였으리라”(19절) 하나님의 지휘아래 시작된 하나님의 군대, 하나님의 전쟁이 어느새 기드온 개인의 복수를 위한 개인의 군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감정의 폭군이 되어서 적군과 아군을 혼동하게 됐던 겁니다.

한 가지 부족한 것

기드온은 눈에 보이는 전쟁에서는 승리했을지 몰라도 진짜 승리해야 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는 승리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전쟁에서 300명의 군대로 13만 5천 명의 미디안 군대를 너무 쉽게 굴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도우셨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전쟁은 하나님께서 싸워주셨지만, 진짜 싸움은 기드온 안에서 이뤄졌던 것입니다.
사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지체의 어려움을 외면했던 숙곳, 브누엘 사람들의 모습은 이전의 기드온의 모습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미디안 사람들이 두려워서 포도주 틀에서, 그것도 숨어서 밀을 타작하던 사람이 누구였나요? 기드온이었어요. 하나님께서 바알의 제단을 헐고, 아세라 상을 찍어버리라고 하셨을 때 사람들이 두려워 밤늦은 시간 남몰래 마음 졸이며 행했던 게 바로 기드온이었습니다. 그런 기드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스라엘의 사사로 세워졌지만 그는 그 속에서 절대로 포기 하지 못했던 자존심과 복수심 때문에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위해 나의 기분과 감정을 내려놓는 것. 하나님의 승리를 바라보며 지금 당하는 수치와 모욕을 집어 삼키는 것.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걸맞는 열매를 맺어야 했습니다. 예수님이 그러셨잖아요. 십자가 위해서 이루실 하나님의 승리를 바라보며 모든 것을 참으셨어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 자기를 못박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고백하셨나요? “아버지 저들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그 속에 어떤 악한 마음도 틈타지 못하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을 바라보셨습니다. 우리가 싸우는 싸움은 이런 내밀한 싸움입니다. 하나님께서 수 만 명의 적군을 물리쳐 주시고 우리를 위해 싸우시며 우리에게 승리를 약속하셨지만, 열매없이 은혜만 구하는 백성은 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의 선물을 받았다면 그에 걸맞는 열매로 화답해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은 시작을 의미합니다. 그것을 가지고 나는 하나님께 무엇을 드릴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진짜 싸움은 우리 안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기억하고, 내밀한 곳에서 더 치열하게 하나님의 승리를 맞보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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