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5새벽] 나의 도움은 여호와에게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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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383 눈을 들어 산을 보니
본문 시121:1-2
사랑의 아버지 하나님, 오늘도 우리에게 하루를 열어주시고 이 아침의 시간에 주님 앞에 나아오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오늘도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는 나그네로서, 또한 영원한 본향을 향하여 나아가는 순례자로서, 다른 곳들에 기웃거리지 아니하고, 다른 것들에 마음 빼앗기지 아니하고, 우리의 분명한 목적지인 저 천국을 향하여 나아가는 우리만 되게 하여 주옵소서. 이 순례자의 여정이 끝나기까지 우리의 힘이요 도움이신 여호와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시120-134 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즉 성전 순례시편 중 2번째 시이다. 이 시는 120편과 마찬가지로 저작시기가 확인되지 않는다. 어떠한 학자들은 시온의 언덕이 보이는 예루살렘 도성에 가까이왔을 때 순례자들이 누리는 기쁨과 감격으로,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순례의 여정을 무사히 통과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이 시를 기록했다고 보기도 한다. 따라서 본 시편은 순례길에 오른 외로운 영혼이 하나님의 보호에 관한 굳은 믿음을 노래하는 시 라고 할 수 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인 1-2절은 본시편의 서론부를 구성하며 순례의 길을 떠나거나 혹은 순례의 여정 중에 있는 순례자가 불안한 상황을 만나게 되지만, 그럼에도 모든 문제들을 덮으시고 이길만한 힘과 능력과 도움을 주시는 하나님에 대한 굳은 확신을 고백하는 내용이다.
우리가 오늘 본문의 말씀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제 여러분들은 순례자이다. 지금 순례의 길을 떠난 목적은 내가 살던 고향에서 잠시 떠나 하나님께서 임재하고 계시는 예루살렘 성전으로 찾아가 하나님을 뵈옵기 위함이다. 성전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노래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 힘과 능력을 공급받기 위함이다. 그렇게 길을 떠났다.
내가 살던 지역에서부터 예루살렘 성전에 이르기까지, 이 여정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얼마나 험난한 길인지, 얼마나 위험한 길인지 알 수 없다. 몇날 며칠, 혹은 몇달이 걸릴 지 모르는 장대한 여정이 될런지도 모른다. 그러한 여정 가운데 때로는 골짜기를 지나가기도 하고, 산길을 걸어가기도 하며, 황량한 광야를 지나가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하염없이 길을 걷던 무렵, 너무나도 이 여정이 고되어서 지쳐 중단하고 싶던 어느 날, 이름 모를 어느 산을 마주하게 된다.
1절을 보라.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시인은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 가운데 있다. 지금 이 여정이 너무나도 고단하여 감당할 도움이 너무나도 절실한 상황이다.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그 도움의 손길이 자신에게로 임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원한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그의 눈이 산을 향하고 있다. 좀 이상하지 않은가? 일반적으로 도움을 간구하는 자들은 지금 당장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마을이라거나 번화가를 향해야 정상이다.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대로를 향해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시인이 산을 바라보는 이유가 무엇일까?
유대인들에게 산이라는 존재는 불변성과 영원성을 상징하는 곳이었다. 또한 신께서 이 땅에 내려오실 때에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을 먼저 밟으시고 내려오시지 않을까 싶어서 고대 세계에서의 산이라는 존재는 늘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마치 우리나라에서도 큰 산들이 영흠하다 알려진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솔로몬 시대 이후에 이스라엘의 무수한 왕들이 그토록 산에 산당을 지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선왕들이 종교개혁을 감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위의 산당들을 제거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토속신앙이다. 신이 이 땅에 내려올 때에 가장 먼저 자신들의 제사를 받아주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지금 시인은 순례의 여정을 걸어가고 있다. 그가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으나 그 순례의 여정 종착지가 어디인지는 알고 있다. 바로 예루살렘 성전이다. 시인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예루살렘 성전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다. 그런데 그 길목에 여러 산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산 꼭대기에 무수하게 세워진 산당들을 바라보게 된다. 우리가 알다시피 산당의 제사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도 아니요, 하나님을 예배하는 행위도 아니었다. 하나님을 합당하게 예배하지 않고, 온갖 미신처럼, 온갖 우상들처럼 하나님을 섬기고 있던 그 우상숭배의 중심지, 산당들이 빼곡히 차 있는 산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 묻는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가? 내 진정한 도움이 눈 앞의 무수한 산당과 제사장들의 난잡한 예배로부터 오느냐는 것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2절을 함께 읽어보자.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나의 힘은, 나의 능력은, 나의 구원은, 나의 도움은 이방 신들에게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난잡한 제사와 예배를 통해서가 아니라, 많은 산당 가운데 거한다고 믿는 거짓 신들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천지를 지으신 진정한 신이요, 전지전능하시고 홀로 영화로우신 여호와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믿음의 고백이다.
아직 시인의 여정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다. 얼마나 더 걸어야 하고, 얼마나 굽이진 길을 걸어야 하며, 얼마나 더 많은 위험한 순간들을 지나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온 우주만물을 다스리시는 왕이신 하나님께서 임재해 계시는 예루살렘 성전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시인은 아직 육신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믿음의 눈으로 예루살렘 성전이 우뚝 세워진 시온 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성전 안에 계신 하나님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지금 자신을 도우시고 붙드시는 분이 눈 앞의 허다한 우상들이 아니라, 예루살렘 성전에 임재하시고 시온 산에 좌정해 계시는 진정한 왕, 진정한 통치자 하나님 뿐임을 그는 고백하고 있다. 마치 산과 같이 변하지 않으시고, 그분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모든 백성들에게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영원한 도움이 되시는 여호와 하나님만을 신뢰하여 오직 그분만을 갈망하겠다는 결심의 의미가 내포된 것이다.
시인은 영적 순례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자신의 상황 속에서 진정한 도움을 주시는 분이 오직 하나님 뿐임을 고백한다. 그런데 참 특이한 것은 일반적으로 창조사건과 연관된 하나님을 말할 때에는 성경은 ‘엘로힘’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천지를 지으신 ‘엘로힘’이라 말하지 않고,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라 말씀한다. 여호와 라는 말은 택하신 백성들을 보호하시고 인도하시고 구속하시는,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의 이름이다. 즉 시인은 자신을 지키시고 보호하시고 구원을 베푸시는 분이 천지를 창조하신 창조주이시며, 또한 택한 백성들이 처한 모든 어려움 가운데 능히 건져내시고 구원해주실 수 있는 여호와이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본문의 시인만이 아니다. 베드로사도는 이 땅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을 가리켜서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 라고 표현하였다. 우리는 나그네이다. 우리의 일생동안 하나님 계신 하늘나라로 길을 떠나는 순례자들이다. 이 땅에서의 순례자적 삶을 살아가며 우리의 영원한 본향 하늘나라로 가고 있는 자들이 바로 저와 여러분이다.
오늘날 우리가 걷는 순례의 여정 가운데 참 많은 산 위의 산당들을 마주하게 된다. 다른 종교들은 말 할 것도 없고, 무신론자들까지도 자기 마음속에 각자의 신들을 만들어 섬긴다. 돈이나 명예나 학벌이나 지위들이 그들의 신이 되어 그것들을 예배하는 산당을 짓는다. 과거 시인이 살던 시대에도 산마다 온갖 산당들이 가득했는데, 오늘날에는 그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수많은 산당들이 생겨났다. 돈과 명예와 권력, 정치와 이념, 그 외에도 학벌과 지역과 인맥 등 얼마나 많은 산당들이 생겨났는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이 순례의 여정 가운데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산당들이 꽉 채워진 산들을 지나간다. 지금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은 그 허황된 산당들에서 공을 들이고, 기도를 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온갖 정성을 쏟고 있다. 우리가 이 땅을 나그네와 같이 지나가며, 우리의 순례의 여정 가운데 매 순간 어떠한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가?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눈 앞의 수많은 산당들이 우리의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는가? 사람이 고안해내고 사람이 만들어낸 것들이 우리의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무엇인가?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할렐루야.
그렇다. 다른 것들에 현혹될 필요가 없다. 다른 것들에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 오직 우리의 진정한 도움은 온 우주만물을 말씀으로 지으시고 지금도 변함없이 그분의 선하신 뜻대로 다스리시고 주관하시며, 택하신 백성들을 능히 구원하시고 변화시키시는, 늘 한결같이 변함없으신 여호와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확신하라.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큰 방패요 산성이시며 환난 날에 큰 도움이 되신다. 이 사실을 굳게 붙들며 오늘도 우리 하나님을 향한 순례의 여정을 걸어가시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를 소원한다.
기도하자.
수많은 우상들과 산당들이 있지만, 우리의 눈과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우리의 유일한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 하나님께로부터 옴을 기억하며 늘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우리의 삶이 될 수 있길 기도하자. 오늘 있을 모든 예배들을 위해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