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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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여러분 반갑습니다.
<서론>
그렇다고 제가 계속 태권도를 해왔던 것은 아니고, 초등학교 때 그만뒀다가, 연초에 20년 만에 태권도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가 태권도를 배우려고 끊은 건 아니고, 원래는 헬스를 다니려고 했는데 하필 그 때 헬스장이 영업 정지를 당한 상태여서, 옆에 있는 태권도라도 배워 보자는 식으로 다닌 거란 말이죠. 그런데 태권도를 다니면서 잠시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런 정체성이 아니라, 나이에 대한 정체성이었습니다.
관장님은 나이가 있으시기 때문에 저를 편하게 대해 주시는데, 문제는 사범님입니다. 두 분이 계시는데 한 분은 저랑 동갑이고, 다른 분은 26살입니다. 큰 사범님은 그래도 “영진씨” 하면서 어느 정도 편하게 대해주셨는데, 작은 사범님은 저를 어떻게 대해야 할 지를 모르시더라구요. 나이도 있다 보니까 조심스러운거예요. 그래서 무언가를 할 때 마다 제스쳐를 취하시면서 “이쪽에 서시면 됩니다”, “이 쪽으로 오십시오” 하면서 굉장히 부담스럽게 대하셨어요.
어쨌든 밤 8시 부를 하는데, 다 여러분들 또래란 말이죠. 초6부터 고2까지 다양해요. 얘네들 입장에서는 웬 아저씨가 태권도를 다니는 지 굉장히 신기하게 쳐다보고, 저를 굉장히 어려워해요. 저도 그렇구요. 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면서 관장님께서 저를 애들한테 소개해 주시면서, 나이는 좀 있지만 그래도 형이고, 오빠니깐 형, 오빠라고 불러라고 도장을 찍으셨단 말이죠.
그래서 애들이 저한테 “형” 이라고 하거나, “오빠” 라고 불렀어요. 제가 한 5살만 어렸어도 그런 소리 듣는데 부담은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제 나이가 굉장히 애매한 나이란 말이죠. 제가 스무살에 애를 낳았어도. 지금 초등학교 3학년이란 말이죠.
나이가 굉장히 애매해요. 얘네들한테 아빠 뻘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형, 오빠 소릴 듣기엔 제가 나이가 또 많아요. 그렇다고 혈연도 아닌데 삼촌 소릴 듣기도 좀 그래요. 아저씨 소릴 들으면 기분 나쁠 것 같구요. 그래서 운동을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 하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저는 누구일까요? 여러분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저는 여러분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목사입니다. 일단 이 정체성만 가지고 얘기를 해볼게요. 저는 목사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여기서 여러분들에게 성경을 가르칠 의무가 있습니다. 성경의 내용을 여러분들에게 설명하고 또 일상에서 적용하도록 도와줄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 여러분들에게 “얘들아 예배 드리지 말고 나가서 축구나 하자” 이런 소릴 하면 어떻게 되나요? 큰일 나겠죠. 목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이죠.
여러분, 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정체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 학생으로서,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정체성. 그것은 바로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 정체성이 중요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에게 속해 있는가”, “나는 누구의 자녀인가?” 이러한 정체성을 우리가 확실히 할 때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엇나가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시면 정체성을 잃어버린 한 사람이 나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삼손입니다.
<본론>
여러분, 그렇다면 삼손에게는 어떤 정체성이 있었을까요? 먼저 삼손은 사사입니다. 사사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던 때에 이스라엘을 다른 나라들로부터 구원했던 지도자입니다. 그리고 삼손은 나실 사람입니다. 나실 사람은 하나님께로 구별된 사람을 뜻하는데, 나실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세 가지가 있었어요. 혹시 아는 친구 있나요?
나실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가 뭐냐면 첫째로, 시체를 만져서는 안 되고, 둘째로, 술을 마셔서는 안 되고, 마지막으로 머리에 바리깡을 대면 안 됩니다. 삼손이 이걸 다 지켰을까요?
일단 삼손은 사자의 시체를 가까이 했고, 술 잔치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나실 사람이 지켜야 하는 규칙을 다 어기고 있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남은 게 뭔가요? 머리털을 깎으면 안된다는 규칙입니다. 삼손은 이걸 지켰을까요?
이 얘기를 하기 전에, 여러분들에게 질문 하나를 할게요. 삼손은 힘이 셌을까요? 약했을까요? 삼손은 힘이 셌습니다. 너무 셌어요. 어떻게 삼손은 그렇게 강할 수 있었을까요? 삼손의 힘의 비밀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머리카락일까요? 아니죠. 우리 함께, 사사기 16장 17절을 읽겠습니다.
17 하는 수 없이 삼손은 그에게 속마음을 다 털어 놓으면서 말하였다. “나의 머리는 면도칼을 대어 본 적이 없는데, 이것은 내가 모태에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 사람이기 때문이오. 내 머리털을 깎으면, 나는 힘을 잃고 약해져서, 여느 사람처럼 될 것이오.”
보시면 삼손은 자신의 힘이 센 이유가 머리털 때문이 아니라, 엄마 뱃속에서부터 하나님께 드려진 구별된 사람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니까 삼손의 힘은 머리털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의 힘이 어디서 생기는 지 알았을까요? 몰랐을까요? 몰랐습니다. 왜 몰랐을까요? 우리 친구들이 생각할 때 삼손은 덩치가 컸을 것 같아요? 그냥 그랬을 것 같아요?
만약 삼손의 덩치가 우락부락 했으면 왜 힘이 센 지 궁금하지 않았을 거예요. 한 번 생각해볼게요. 초등학교 4학년 친구랑 복싱 10년 하신 아저씨랑 싸움이 났어요. 이 싸움에서 복싱 아저씨가 이겼으면, 당연한 결과죠. 이상하지 않아요.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친구가 복싱 10년차인 아저씨를 이겼어요. 그러면 “어떻게 초등학생이 어른을 이길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마찬가지로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의 힘의 근원을 알려고 했던 건, 삼손이 굉장히 평범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의 힘의 근원을 알아내기 위해서 삼손의 여자친구인 들릴라에게 가서 “은 5,500개를 줄테니, 삼손이 왜 힘이 센 지 좀 알아봐주세요” 라고 부탁을 합니다. 들릴라가 이 부탁을 들어줬을까요?
여러분. 은 5,500개를 오늘날로 환산하면 대략 100억원 정도 된다고 해요. 누군가 여러분들에게 “100억원을 줄테니 엄마 주민등록번호 좀 알려줄래” 하면 여러분들은 OK 하시겠어요? NO 하시겠어요? 한 번 손 들어 볼게요. 난 100억원에 엄마 주민등록번호 팔겠다 한 번 손들어볼게요. 목자님들 손 든 애들 확인하셔서 나중에 어머니께 꼭 말씀드리세요.
이건 들릴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돈 100억원에 남자친구를 팔아버립니다. 그래서 들릴라가 삼손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하죠. “오빠 오빤 힘이 엄청 세잖아. 도대체 그 엄청난 힘은 어디서 나오는거야? 어떻게 하면 오빠를 이길 수 있어?”
그러자 삼손이 뭐라고 대답 하냐면, “응, 마르지 않은 새 활줄 일곱으로 나를 묶으면 내가 힘이 다 빠지게 돼” 라고 대답합니다. 물론 거짓말이죠. 들릴라는 삼손의 말이 사실인 줄 알고, 그대로 블레셋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그리고 나서 들릴라는 새 활줄 일곱 개로 삼손을 결박합니다. “오빠 우리 경찰과 도둑 놀이하자. 내가 경찰할테니까 오빤 도둑해. 일단 오빤 도둑이니까 이걸로 오빠 손 좀 묶을게”하면서 새 활줄로 삼손을 묶습니다. “오빠, 이제 놀이 시자아아 오빠!! 블레셋 사람들이 쳐들어왔어! 오빠 어떡해 어떡해!!”, 그러자 삼손이 활줄을 끊어 버리고 블레셋 사람들을 물리치죠.
블레셋 사람들이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분명히 새 활줄로 묶으면 힘이 없어질 거라고 분명히 들었는데 무슨 고무줄 끊듯이 활줄을 끊어내니까 어안이 벙벙한 거예요. 그렇게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한테 샌드백 마냥 얻어터졌습니다. 그래서 이후 방백들이 들릴라에게 가서 항의를 하죠. “마, 새 활줄 쓰면 힘 못쓴다매! 끊어졌다이가! 이거 얼마 짜린 줄 아나? 니 돈 받기 싫나?”
들릴라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삼손에게 가서 말합니다. “아니 오빠. 나한테 거짓말 한거야? 오빠 나 사랑하는 거 맞아?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오빠가 나 사랑한다고 했잖아.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겠다며, 이게 사랑이야? 이야… 사랑의 이율배반을 내가 겪게 되네? 오빠 우리 헤어져”. 그러자 삼손이 당황해서 들릴라를 진정시키죠. “자기야, 미안. 내가 말 실수를 했어, 새 활줄이 아니라 새 밧줄이야. 내가 잠시 혀가 꼬였나봐. 새 밧줄이야 새 밧줄, 새 밧줄로 나를 묶으면 나는 힘을 쓸 수가 없어”. 라고 말하죠. 물론 거짓말입니다.
삼손의 말을 들은 들릴라는 새 밧줄로 삼손을 결박하고 또 흔들어 깨웁니다. “오빠! 블레셋이 또 쳐들어 왔어 오빠 어떡해ㅠ 지금 밧줄로 묶여있는데, 오빠 힘 못쓰잖아 어떡해ㅠ”, “응 그거 뻥이야!” 하면서 삼손이 밧줄을 끊어내고 블레셋 사람들을 또 박살내 버립니다.
들릴라가 단단히 삐졌습니다. 삼손에게 말하죠. “오빠, 나랑 장난해? 나 사랑하는거 맞아? 오빠 나한테 진심이 있기는 해? 내가 오빠한테 뭐 많은 걸 바랬어? 내가 오빠한테 빽을 사달랬어, 구두를 사달랬어. 그냥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싶다고만 했잖아. 그거 하나 말 못해? 우리 사이에 비밀이라는 게 있었어? 그랬던거야? 하… 오빠 진짜 실망이다. 우리 헤어져”.
여기서! 삼손이 머리카락을 언급합니다. 이 둔해 빠진 놈은 들릴라가 이미 자신한테 마음이 없다는 걸 눈치 챘어야 하는데 눈치를 못 챈 걸까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삼손을 활줄과 밧줄로 묶은 사람은 다름 아닌 들릴라입니다. 들릴라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아마 알았을 거에요. 그런데도 넘어갑니다. 왜 그러는걸까요? 사랑하니까… 들릴라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나실인의 사명보다, 사사로서의 사명보다 더 큰 거예요. 그래서 삼손이 뭐라고 말하냐면, “내 머리카락 일곱 가닥을 베틀 날실에 섞어서 짜면 난 힘을 못쓰게 돼”라고 말을 합니다.
그래서 들릴라가 삼손의 머리카락을 베틀에다 짰습니다. 아주 단단히 짰어요. “오빠, 일어나 블레셋 사람이 또 쳐들어 왔어, 오빠 어떡해, 지금 오빠 머리카락이 베틀에 짜여있는데, 오빠 어떡해 꺄”. 라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삼손이 그걸 풀어 헤치고 나가서 블레셋 사람들을 아작냅니다.
세 번이나 그렇게 행동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들릴라도 초조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계획이 실패하면 55억원을 못 받게 됩니다. 돈 때문에 사랑을 버렸기 때문에 이제 그 사명에 무조건 충실해야 해요. 그래서 들릴라가 이렇게 말하죠. “오빠. 나 사랑하는거 맞지?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오빠가 정말 나한테 마음이 있고, 정말 나만을 바라본다면… 이제 사실을 말해줄래?” 라고요.
결국 삼손이 자신의 비밀을 말합니다. “자기야 나는 단 한 번도 내 머리 위에 바리깡을 댄 적이 없어. 왜냐하면 난 엄마 뱃속에서부터 하나님께로 구별된 나실 사람이거든. 내 머리가 밀리면 난 아무 힘도 못 쓰게 돼”.
사랑하는 한 여인 때문에 너무 괴로우니까 결국 진심을 드러낸거예요. 나실 사람으로서의 정체성보다 여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이죠.
결국 들릴라가 삼손의 머리털을 일곱 가닥을 밀고, 삼손의 몸을 묶었을 때에 힘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삼손에게 “블레셋이 쳐들어왔다”라고 말하면서 흔들어 깨웁니다. 그런데 이미 삼손에게 힘이 사라진 뒤였기에, 힘을 쓸 수가 없는 거예요. 삼손이 나실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해버리니, 하나님도 삼손을 포기하고 떠나신 것입니다. 결국 삼손은 머리가 밀리고, 두 눈이 뽑힌 채로 블레셋 사람들에게 잡혀 끌려갑니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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