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본분에 충실한 자

사무엘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백성들에게 선포하며, 백성들을 잘 이끌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으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였습니다. 사무엘 선지자에 대해 기록한 말씀들을 보면 그는 평생 어긋난 길로 가지 않았고, 하나님께도 인정받는 삶을 살아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하나님이 백성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셔서 왕을 세우기로 하시고 그 계획을 사무엘에게 실행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어떻게 보면 사무엘에게는 왕을 세우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서운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의 평생을 다 바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이스라엘을 섬겼는데 그를 왕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왕을 세우는 일을 감당하라는 것이 서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무엘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우리에게 왕의 자리를 주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분명 섭섭한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무엘은 주저함 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을 보낼 것을 미리 말씀하시고, 사울이 하나님이 말씀하신 때에 오자 그에게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의 뜻대로 살게하는 자신의 사명이 끝나가고 있음을 인정하고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간 것입니다.

성경의 역사이든 세상의 역사이든 역사를 보면 자신의 역할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그 자리에 연연해 하다가 끝이 좋지 못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당장 오늘 본문부터 시작해서 왕으로 세움 받는 사울 역시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왕의 자리에 집착하다가 결국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엘은 이런 사람들과는 달랐습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말한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자신의 본분을 알고 깔끔하게 자신의 자리를 정돈하고 사울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본분에 따라 합당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 보시길 바랍니다. 나의 이익과 욕심 때문에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그르치고 있는 일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나에게 손해가 될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이라면 순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사명을 주셨습니다. 장로의 직분, 권사, 집사의 직분을 주셔서 각 직분에 맞게 교회를 섬기게 하셨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에게 전도자로서의 사명을 주셔서 전도하는 자로 삼아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가 감당해야 할 여러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충성입니다. 사무엘이 그러했듯이 그것이 나의 뜻이나 마음과 조금 다르다 할지라도, 때로는 나에게 손해가 오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충성되게 감당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