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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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을 보내면서 이혼에 대해서 많은 기사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16년 접수된 이혼 신청이 10만건이 넘는데 하루 평균 298건으로 거의 3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 다. 지난주에 추석 명절을 보내고 왔는데 2016년 기준으로 설날과 추석 이후 열흘간은 하루 평균 약 577 건으로 이혼 신청이 평상시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행복하고 즐거워야 할 명절 기 간에 평소에 앙금으로 남아있던 것들이 큰 싸움으로 번져 이혼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혼 통계 역시 10만건에 달하는데 18개의 행정구 중 대구가 8번째로 이 혼 부부가 많은 곳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혼 사유 중 가장 높은 것이 성격차이이고 다음은 경제 문제와 배우자의 부정 등이 뒤따랐습니다. 세상의 부부들은 이처럼 자신의 뜻을 앞세우고 만족을 위해서 이혼이 라는 길을 선택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성경이 말하는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어떤 모습인지 보시고, 세상의 흐름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칙대로 살아가는 성도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을 시작으로 6장 9절까지의 말씀은 사도 바울이 ‘가정 준칙’에 대해 말하고 있는 부 분입니다. 이 ‘가정 준칙’이라는 것은 골로새서와 디모데전서, 디도서 등 신약의 여러 부분에서 제시되고 있는 그리스도인 가정의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규정들을 가리킵니다. 본문의 배경이 되는 고대 그리스-로 마 시대에 가정은 남편과 아내, 자녀들, 종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사회적 가정의 구성원에 기초해서 에베소서의 가정 준칙도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상전과 종들이 지켜야 할 규정들이 나타납니다. 그 가 운데 오늘은 아내와 남편의 관계에 대해 말씀을 살펴보기 원합니다.

먼저, 아내들은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이 남편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본문은 아내들에게 “주께 하듯”이 남편에게 복종하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주님을 대하듯이 남편을 대하 라는 말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아내가 남편에게 복종하는 것과 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서 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하지 남편이 아내의 ‘주’가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복종하다’라 는 것은 ‘스스로 지도자의 명령에 따르다’ 또는 ‘자발적으로 자신을 복종시키다’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바 울이 아내에게 말하는 복종의 의미는 협박이나 강요에 의해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책임을 가진 존재로서 자발적으로 남편의 뜻을 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아내들은 왜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는 것입니까? 그 이유는 23절에 나타나는데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기 때문입니다. 디모데전서에서 바울은 여자가 가르치는 것 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이유로 아담이 먼저 지음을 받고 하와가 그 후에 지음받은 사실을 언급합니다. 두 본문 모두 일차적으로 남자나 남편의 머리 됨을 설명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남 자가 먼저 창조되고, 그 후에 여자가 남자에게서, 남자를 위하여 창조되었다는 사실은 남자와 여자의 관계 에서 남자의 우선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먼저 태어난 아들에게 장자의 권리가 주어지듯이 먼저 지음받 은 남자에게 머리의 권한이 주어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이런 창조 사실에 근거하여서 남편의 머리 됨을 말합니다.
사실 아내가 남편을 머리로 인정하고 그에게 복종해야 하는 것은 굳이 바울이 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당시 에베소 교회의 성도들에게 낯선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고대의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아내의 복종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자가 천성적으로 여자보다 훨씬 우월하기에 여자를 지배하기에 적당하다고 말했고, 플라톤은 여자의 미덕을 가정을 돌보고 남편에게 순종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외에도 고대의 대부분의 학자들이 이와 같은 내용을 주장했었습니다. 그래 서 몇몇 성경학자들은 여자에 대한 고대 학자들의 생각과 본문을 기록한 사도 바울의 권면이 유사하다고 생각하고, 오늘 본문이 고대 사회의 가부장적인 구조를 강화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당 시 그리스-로마의 지식인들과는 달리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하지 않았습니다. 갈라디아서 3장 28절 에서 바울은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갈라디아서의 말씀은 당시 계급과 문화를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지닌 사회 적인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본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새 창조의 질서 안에서 이 세상의 모든 차별이 철폐되었음을 선포한 것입니다.
24절은 아내가 남편에게 취해야 할 바른 태도의 모범으로서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언급합니다. 교 회가 그리스도를 머리로 인정하고 그분께 복종하듯이, 아내는 남편의 머리 됨을 인정하고 그에게 복종해 야 합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해서 아내가 신분이나 지위에 있어서 남편보다 열등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한 가정에 머리가 둘이 존재할 수 없기에 창조 질서에 따라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하나님은 가정의 질서와 안녕을 위해서 머리를 세우시고, 머리의 구실을 남편에게 부여하셨습니 다. 그렇기에 아내가 남편에게 복종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질서를 인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남편이 머리라고 해서 그리스도와 같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남편은 하나님께서 주신 권한을 잘못되게 사용할 수 있고, 하나님의 뜻과 맞지 않는 것을 아내에게 강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 래서 남편과 아내의 생각이 다르면 누구의 생각이 더 그리스도의 뜻에 부합하는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아내의 복종은 어디까지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남편이 먼저 그리스도를 가정의 진정한 머리로 인정하고 그분의 뜻에 합당하게 행할 때 아내의 복종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빠지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내의 복종이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1절 말씀을 통해 바울은 성도들이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고 말합니다. 이런 상호 복종은 성령에 의해 충만 하게 된 성도들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결혼을 한 자든지 하지 않은 자든지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그리스도 를 경외함으로 서로 복종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스스로 낮 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신 예수님이 보여주신 삶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아내들은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이 남편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편들은 그리스도가 교회에게 하듯이 아내를 사랑해야 합니다.

지금의 문화에서 볼 때 ‘아내를 사랑하라’는 이 말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로마 사회의 남편들에게 있어서 ‘아내를 사랑하라’는 말은 그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당시의 가정 규례는 가정의 머리인 남편들에게 아내를 다스리고 통제하는 방법을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지배를 받아 야 하는 대상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가정의 머리인 남편에게 무제한적인 권한을 부여하던 관습 속에 익숙 한 그리스도인 남편들에게 ‘아내를 사랑하라’는 바울의 권면은 익숙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25절 후반부에서 바울은 아내에 대한 남편의 사랑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모범으로 교회를 위해 자기 목 숨을 버리신 그리스도의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언급합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해 자기 목숨을 버리 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남편들이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따라서 할 수는 없습 니다. 간혹 아내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는 남편이 있다고 할지라도 남편은 결코 죄의 권세 아래에서 아 내를 구원할 수도 없고, 아내를 거룩하게 하거나 정결하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 자기 목숨을 버리시면서까지 교회를 사랑하신 것처럼, 남편은 아내를 위하여 자기를 희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28절에서 바울은 “이와 같이 남편들도”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라는 말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거룩 하고 영광스럽게 하시기 위하여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신 희생적인 사랑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 스도께서는 교회의 머리가 되시지만 교회 위에 군림하여서 섬김을 받으시기보다,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 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셨습니다. 이와 같이 남편들도 아내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어야 합니다.
남편들이 아내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곧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남편들이 아내를 사랑할 때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29절에 나타나 는 것처럼 누구나 자기 육체를 미워하지 않고 육체를 먹이고 보살피는 것이 마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게 함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몸인 교회를 사랑하는 것처럼 남편들도 자기 몸인 아 내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남편과 아내의 몸이 한 몸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말입니다. 세상에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며, 육체를 위하여 먹이고 보살핍니다. 이와 같이 정상적인 남편 이라면 결혼을 통해 자신의 몸이 된 아내를 미워하지 않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칼빈은 “자기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괴물과 같다”고 말합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몸을 사랑할텐데 자신의 몸인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괴물과 같이 비정상적이고 흉악한 존재라는 것입니 다.
사도 바울은 33절에서 오늘 본문 전체를 다시 한 번 요약하며 아내와 남편에 대한 권면을 마무리하고 있 습니다. 남편들은 아내를 사랑하기를 자신을 사랑함 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내들 역시 남편을 존경하라고 말합니다. 남편들은 아내를 사랑할 때 단지 감정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교회 를 위해 보여주신 것과 같이 자기희생적인 행동을 통해 사랑해야 합니다. 다른 대가를 바라보지 않고 사랑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내들은 남편을 존경하라고 말하는데 사실 조금 더 정확한 번역은 ‘남편을 경외하 라’는 것입니다. 아내들이 남편을 경외하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남편에게 부여하신 머리의 역할과 책임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남편과 아내는 가정에서 사랑이 넘 치는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오늘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이혼이 성행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부부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모든 자들은 하나님의 이 말씀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합니다. 많은 부부들이 서로 배려 하고 받아주기 보다는 자기주장을 앞세우며 가정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다툽니다. 그리스도인 부부도 이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라면 세상을 따라 자신의 지위를 높이고 가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주어지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모범을 따라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복 종하는 것이 이혼이 성행하는 악한 세상 가운데서 그리스도인 부부가 가정을 지키고 행복하게 유지하는 유일한 비결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시고 또 이시간 말씀을 들으시면서 남편되시는 분들은 어느정도 동의하고 지킬 수 있다 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내되시는 분들은 이 권면을 실제로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여겨지실 것 같습니다. 본문 당시의 에베소 교회 여 성도들은 당시 사회가 그러했기에 비교적 쉽게 이 권면을 수용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되었고 양성 평등이 사회 통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 기에 바울의 권면을 시대에 뒤떨어지는 가부장적인 윤리 정도로 여기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 리스도인의 바른 자세는 시대 정신이나 자기 생각에 비추어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교훈 에 비추어 자기 생각을 교정하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이런 말을 곧이 곧대로 따르냐는 그런 생각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법칙에 우리의 생각을 교정해 나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올 바른 자세입니다.
남편되시는 성도님들은 아내를 사랑해야 합니다. 남편이 가정의 머리가 되고 아내가 남편에게 복종한다 고 해서 남편에게 어떤 특권과 우월감을 보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편이 가정의 머리가 되는 것은 아내를 지배하는 지도력이 아니라, 아내를 돌아보고 사랑하는 지도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아내를 사랑하는 것 은 아내를 인정하고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것을 뜻합니다. 내 눈에 아내의 부족한 점이 보인다 할지라도 아 내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해 자기 목 숨을 내어주신 것처럼, 아내를 위해 완전히 자신을 내어주는 그런 사랑이 남편에게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조화로운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은 아내 와 남편의 관계에 있지만 이 관계의 모범이 되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것도 우리에게 는 중요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머리로 하는 교회의 한 지체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머리 되신 예수님의 말씀 에 복종해야 합니다. 어떤 강압에 의한 복종이 아니라, 주변 사람의 시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하는 그런 복종이 아니라, 우리의 머리 되신 예수님께 기쁜 마음으로 순종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우리의 구주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던 더러운 죄인인 우리의 구주가 되신 분이 예수님이신데 우리가 기쁘게 순종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본문 가운데 나타난 예수님의 희생의 목적은 우리를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고, 거룩하게 하고, 하나님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시기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죄인된 우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주신 목 적은 우리를 깨끗하고 구별된 거룩한 존재로 당신 앞에 세우시기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귀한 희생의 목적이 이러한데 그 사랑을, 그 희생을 우리가 알면서 우리 마음대로 살아가는 것은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 을 업신여기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바울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하는 것이 하나님이 가정에게 주신 법칙임을 기억하고 순 종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죄인인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을 기억해 야 합니다. 그 사랑에 감사함으로 우리의 진정한 머리 되시는 예수님의 말씀에 기쁨으로 복종하는 삶을 살 아가시는 성도 여러분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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