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체성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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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본문: 오늘 받을 하나님의 말씀은 에스더 4:13-17 입니다.
13 모르드개가 그를 시켜 에스더에게 회답하되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14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하니
15 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회답하여 이르되
16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니라
17 모르드개가 가서 에스더가 명령한 대로 다 행하니라
설교 제목: 나의 정체성은 어디에
서론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라는 동화를 아시죠? 농장에 유난히 크고 못생긴 오리 새끼 한 마리가 태어났어요. 미운 오리 새끼는 다른 오리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놀림과 구박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농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어요. 집을 나와 떠돌던 미운 오리는 마음씨 좋은 할머니 댁에서 살게 되었지만, 그 집에서도 고양이와 닭이 못살게 구는 바람에 또 집을 떠났어요. 그렇게 미운 오리는 홀로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봄이 오길 기다렸어요. 봄이 된 어느 날, 미운 오리는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백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후 미운 오리 새끼는 자신과 같은 백조 무리와 함께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며 행복하게 살았다고 해요. 이 동화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오늘 우리가 만나 볼 성경 인물도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해나가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데요. 특별히 신앙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던 자들이 다시 하나님의 백성으로 회복해가는 은혜의 과정을 담고 있어요. 그들이 어떻게 정체성을 회복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며, 우리의 정체성도 확고히 하는 은혜의 시간이 되길 원해요.
오늘 본문의 배경은 이스라엘 민족이 바벨론의 포로에서 벗어나 바사(페르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던 때였어요. 일부 유다인은 에스라, 느헤미야와 함께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페 르시아 제국에 남아서 살고 있었어요. 당시 페르시아는 아하수에로 왕이 통치하고 있었는데, 그는 인도 부터 구스(에디오피아)까지 127개의 지역을 다스리고 있었어요(1:1). 그러한 때에 아하수에로 왕의 왕 후로 에스더가 선택되었어요.
에스더는 유다 민족 중 베냐민 지파로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사촌인 모르드개 밑에서 자랐어요.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왕후로 선택될 때, 유다인이라는 신분을 밝히지 말라고 했어요(2:10). 오랜 기간 동안 페르시아에 적응하며 살다 보니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굳이 드러낼 필요성을 느 끼지 못했어요. 오히려 감추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그런 상황에서 유다를 대적하는 하만이라는 사람이 권력을 잡게 되었어요. 그는 아말렉의 후손인 아각 사람이에요. 하만은 자신 앞에 모든 사람이 절하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모르드개는 그의 명령을 따 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화가 난 하만이 모르드개가 유다인이기 때문에 절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유다 인 전체를 몰살시킬 음모를 계획했어요(3:6). 또한 왕의 허락을 얻어 유다인을 죽이라는 조서를 전국에 반포했어요.
모르드개가 이 소식을 알고, 옷을 찢고 굵은 베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어 요. 페르시아 곳곳에 사는 유다인들도 소식을 듣고 금식하며 울면서 부르짖었어요. 이 소식은 에스더에 게도 전해졌어요.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왕 앞에 직접 가서 유다인을 살려주기를 간청하라고 부탁했 어요. 하지만 에스더는 왕의 부름을 받지 않고 왕에게 나가면 죽임을 당할 수 있다고 했어요. 더군다나 왕이 자신을 부른지도 한 달이 넘었기 때문에 왕 앞에 나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해요.
이때, 하나님 백성들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져요. 반전이 시작돼요.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은혜의 섭리가 선명히 드러나고 있어요.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살펴볼까요?
첫째, 위기를 만났을 때,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숨기지 않았어요.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왕후로 선택될 때에는 자신들이 유다인인 것을 밝히지 말라고 했어요. 그 이유 를 명확히 알 수는 없어요. 하지만 에스더에게 거짓말로 자신을 위장하도록 한 것은 아니었어요. 대부분 의 해석가들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에서 불필요한 경계심을 일으킬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하만의 계략으로 유다인이 몰살될 위기에 처하자 자신만 살아남기 위해 유다인의 정 체성을 숨기지는 않았어요. 그는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에스더에게도 다음과 같은 말로 민족을 구하기 위해 나설 것을 명확하게 요청했어요.
“모르드개가 그를 시켜 에스더에게 회답하되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 지 누가 알겠느냐 하니“ (에 4:13-14)
모르드개는 하나님께서 유다인을 구원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에스더가 침묵하더라도 유다 인은 어떤 방법으로든 반드시 구원받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때를 위하여 왕후가 된 것이 아니 겠느냐는 말로 그녀의 사명을 짚어주었어요.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왕후이기 전에 유다인임을 자각하도 록 일깨워 주었어요. 그리고 왕궁에 있다고 홀로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지 말라며, 그녀와 그녀가 속한 공동체가 분리될 수 없음도 상기시켜주었어요. 이 말은 에스더가 누구이며, 왜 그 자리에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대답이 되었어요. 에스더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했어요.
하나님께서는 먼저 모르드개를 흔들어 깨우셨고, 뒤이어 에스더와 모든 유다인이 기도의 자리로 나 오게 하셨어요. 금식하고 부르짖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이 회복되었다는 것을 뜻 해요. 한 사람의 정체성 회복이 공동체 전체의 회복으로 확장되고 있어요.
우리는 에스더처럼 내 상황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우리 안에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이 회복되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의 사명이 보이기 시작해요. 그리 고 그 사명으로 인해 두려운 일도 겸허히 받아들여지게 되지요. 그래서 나는 누구이고, 하나님께서 나를 왜 이곳에 있게 하셨는지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참 중요해요.
둘째. 하나님의 백성다운 믿음의 선택을 했어요.
모르드개의 조언을 받아들인 에스더는 이제 큰 결단을 내려요. 16절 말씀이에요.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 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 으리이다 하니라” (에 4:16)
에스더는 목숨을 걸고 왕 앞에 나아가기로 결심하고, 수산에 사는 모든 유다인이 자신과 이 일을 위해 금식하고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어요. 그러면서 자신도 삼 일 동안 금식하고 기도한 후에 왕에게 나아 가기로 했어요. 이때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어요. 만약 유다 민족이 모두 죽는다면, 첫 번째로 자신이 죽겠다는 굳은 결단이었어요. 에스더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지만 민족을 살리기 위한 믿음의 선택을 했어요.
셋째, 하나님의 백성다운 신앙적인 방법을 사용했어요.
이렇게 에스더가 죽음을 각오하고 큰 결심을 했지만, 언제 어떻게 왕에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이 때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요? 바로 기도예요.
에스더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금식하며 부르짖는 일이었어요. 먼저 3일 동안 간절히 기도하는 것으 로부터 시작했어요. 기도하면서 왕에게 나아갔고, 왕에게 나아간 후에도 하나님이 인도해 주시는 때를 기다리며 매우 지혜롭고 신중하게 처신했어요. 에스더는 다른 인간적인 방법을 구하지 않았어요. 비신 앙적이고 악한 방법을 동원하지도 않았어요. 끝까지 신앙적인 방법을 택했어요. 그 결과 하만의 악한 계 획은 실패로 돌아갔고, 모든 유다인은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어요.
하나님은 이와 같이 유다인을 구원할 계획을 가지고 모르드개와 에스더를 섬세하게 인도해 주셨어 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에스더서에서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어요. 구약에 자주 등장하는 특별한 기적도 하나 없어요. 특별한 계시도 주어지지 않았고, 하물며 선지자도 등장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하나님의 일하심을 발견할 수 있어요. 마치 우연의 일치처럼 일이 진행 될수록,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해요. 그래서 에스더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 는 시대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하나님의 일하심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소망의 메시지를 기대하게 돼요.
오늘 모르드개와 에스더는 위기 앞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인식하게 되었어요. 잠시 이방문화에 동 화되어 신앙의 색깔을 잃어버렸으나, 본래의 정체성이 없어졌던 것은 아니었어요. 성경은 이 시대를 사 는 우리에게도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존재인지, 우리의 정체성을 이 말씀으로 정의해 줘요. 함께 읽어 볼까요?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 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벧 2:9)
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족속이에요.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 로 택함받은 자들이에요. 또한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부름받은 자들이에 요. 그리고 세상과는 다른 구별된 거룩한 자들이며, 하나님이 “내 것”이라고 찜해주신 자들이에요. 우리 들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존재들이에요.
사랑하는 여러분, 이 존귀한 정체성은 밖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어요. 오리는 아무리 잘 꾸며놓아도 오리일 뿐이지만, 백조는 어떤 상황에 있어도 백조의 품위가 나타나는 것처럼 우리는 미운 오리가 아닌 백조로서의 삶을 살아야 해요. 하나님의 자녀다운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해요. 우리의 정체성을 늘 자각하 며, 하나님의 백성답게 믿음의 선택을 하고, 또 신앙의 방법을 좇아 사는 삶을 살아야 해요. 그것이 우리 를 부르시고 택하신 하나님을 거룩하게 드러내는 귀한 일이 될 거예요.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이순신 장군이 전사할 때 남긴 유언과 같이, “내가 그리스도인인 것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는 모습으로 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기를 원해요. 혹시 지금 우리 친구 들이 다시 일상에서 회복해야 할 신앙인의 모습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을 회복하길 원하나요? 처음 나 를 그곳에 보내시며 주신 사명과 정체성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회복하길 원해요.
한 주간도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기억하시며, 영적인 품위와 능력을 잃지 않는 한 주간 되 시길 축복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