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17 쫓겨다니는 왕
마태는 어린 예수님이 이집트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신 일을 기록한다. 이 일은 실제로 일어났지만 또한 심오한 신학적 의미를 내포한다. 갈라디아서 3:16이 지시하듯이, 예수님은 온 교회적 인격(whole church Person)을 가지신 분이고 온 만유적 인격(panta Person)을 가지신 분이시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이집트로 들어가신 것은 이스라엘 전체(야곱의 가족)가 이집트로 들어간 것을 의미하며, 예수님이 이집트에서 나오신 것은 이스라엘 전체가 이집트에서 나온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출애굽은 온 세상의 출애굽이며, 이는 결국 예수님을 통한 출사탄, 출사망, 출지옥이다.
천사는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이집트로 피하라고 말한다. 즉 헤롯의 영아 살육계획을 피하여 이집트로 가라는 것이다.
실로 예수님은 헤롯과 유대의 종교지도자들에 의해서 끊임없는 죽음의 위협을 당하셨다. 그들은 예수님이 자신들의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지위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예수님을 제거하려 하였다.)
베들레헴에서 이집트 국경까지의 거리는 146km이다. 이집트는 헤롯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었다. 그래서 당시에 유대인들이 정치적인 망명을 시도할 때 이집트를 많이 택했다. 요셉의 가족들은 이집트 북쪽의 큰 도시인 알렉산드리아로 들어가서 살았을 것이다. 당시에 알렉산드리아에는 약 100만 명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이집트에 머무는 동안 동방 박사들이 선물로 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팔아서 생활했을 것이다. 그들은 헤롯이 죽었다는 천사의 말을 들을 때까지 이집트에 머물러 있었다(15절a; 참고. 19–20절의 주해).
호세아에서의 “아들”은 이스라엘이다. 그런데 마태는 이 “아들”을 예수님께 적용한다. 즉 예수님을 참 이스라엘로 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예수님이 이집트로 들어가신 것은 신생 이스라엘(야곱의 가족)이 이집트로 들어간 것을 뜻한다. 필시 예수님의 개인적인 행적과 사역 속에는 전체 이스라엘의 역사가 집약되어 있다.
헤롯은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심히 노한다(16절). 그는 자신의 정치적인 위협을 미리 차단하기 위하여 베들레헴의 두 살 아래의 사내아이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한다. 헤롯은 성격이 포악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하여 부인(Miriamne I)과 세 아들(Alexander, Aristobulus, Antipater)까지 죽인 자였다. 헤롯이 정한 살해 기준인 “두 살부터 그 아래로”(two years old or under)는 그가 박사들로부터 별이 나타난 때를 듣고 대략 흘러간 시간을 계산하여 예수님의 탄생 시기를 추측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이때는 예수님이 태어나신지 여섯 달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헤롯은 예수님을 확실하게 죽이기 위하여 두 살 이하의 남자 아이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다.
예레미야 31:16–17에서 여호와는 라헬에게 울음소리와 눈물을 멈추라고 하셨는데, 이는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이스라엘의 자녀들이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소망이 있었기에 그들은 많이 슬퍼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기들의 죽음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비록 헤롯은 예수님을 죽이려 하였지만 예수님은 그를 피하여 이집트로 가셨고 이제 귀환하심으로(출애굽) 이스라엘의 소망이 되실 것이다.
19절b는 “주의 사자가 애굽에서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ἄγγελος κυρίου κατʼ ὄναρ φαίνεται τῷ Ἰωσὴφ ἐν Αἰγύπτῳ)라고 하는데, 이는 “애굽에서”(ἐν Αἰγύπτῳ)를 제외하면, 13절의 “주의 사자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ἄγγελος κυρίου φαίνεται κατʼ ὄναρ τῷ Ἰωσὴφ λέγων)와 정확히 일치한다. 하나님은 계속해서 주의 사자를 보내셔서 요셉을 인도하신다. 사탄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지만 하나님은 예수님을 지키신다.
요셉이 아기 예수님과 마리아를 데리고 이스라엘로 돌아온다(21절). 그러나 그는 아켈라오스(Herod Archelaus)가 유대의 임금(ethnarch)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거기로 가기를 무서워한다(22절a). 아켈라오스는 헤롯의 아들 중 한 명으로 주전 4년부터 주후 6년까지 유대, 사마리아, 이두미아를 다스렸다. 그는 아버지 헤롯과 마찬가지로 성격이 포악하고 잔인하였다. 결국 유대인들이 그에 대하여 극렬히 저항하자 주후 6년경에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Caesar Augustus)는 그를 폐위하여 고울 지방(프랑스)으로 유배를 보냈다. 그리고 이후에는 로마의 총독이 그의 자리를 대신하였다. 결국 하나님은 무서워하는 요셉에게 꿈을 통하여 지시하셔서 갈릴리 지방으로 가게 하신다(22절b).